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사실은 이 책을 팔고 싶었다" 서점 직원의 진심

"서점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저 장사하는 가게인가? 그렇다면 굳이 서점을 지킬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우석훈, 「문화로 먹고살기」 중


국내나 해외에서 오프라인의 서점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종종 들립니다. 얼마 전 3월 31일에는 일본의 대형서점 체인인 준쿠도 서점의 신주쿠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 준쿠도 서점 신주쿠점은 폐점을 앞두고, "사실은 이 책을 팔고 싶었다."란 타이틀로 서점 직원이 엄선하고 POP를 정성스레 만들어 북페어를 했는데요, 이것이 화제가 되어 마지막 날에는 많은 고객들이 몰려 계산대에 엄청난 줄이 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이 책을 팔고 싶었다." 북페어 당시의 사진 

5월 18일, 니코니코 동화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 후일담 방송 캡처 화면)


예술 분야 MD가 고른 100권에 달하는 책과 각 책마다 손으로 쓴 POP를 비롯해, 아동서 같은 경우엔 "작가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란 기획 등, 각 분야의 MD들이 마지막으로 책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POP들로 가득했습니다. 

웹상에서 화제가 되고 기사화도 되었던 이 행사는, 5월 18일, 인터넷 실시간 방송으로 그 후일담을 전하게 됩니다. 

5월 18일 밤, 그날의 영업이 종료된 준쿠도 서점 시부야점에 모인 사회자와 전(前) 신주쿠점 스텝들. 

제일 왼쪽에 모자를 쓰고 있는 분이 비평가이자 사회를 맡은 사사키 아츠시씨, 그리고 나란히 앉아 있는 분들이 신주쿠점 사회과학, 예술, 실용서, 아동서, 문예, 인문 담당을 맡으셨던 스텝들입니다. 지금은 한 분을 제외하고  준쿠도 서점의 다른 점포에서 일하고 있다네요.

준쿠도 서점 신주쿠점이 자신의 책을 제일 많이 팔아준 서점이었을 것이라는 사회자 사사키씨의 인연 이야기부터, 각 스텝들의 신주쿠점에 대한 추억과 이 행사에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진짜 팔고 싶었던 책" 중에서도 각 담당이 고르고 또 고른 1~3권의 책을 소개했습니다. 


아동서의 POP 중 하나

이 마지막 행사에서 아동서 코너의 POP는 아동서 담당이 작가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로 만들었습니다. 고객들은 이 POP가 무슨 말인가 싶을지 몰라도 항상 작가의 냄새가 나는 매장을 만들고 싶었던 담당은 매장 폐업을 앞두고 마음을 담아 러브레터를 썼다고 합니다. 

워낙 바빠서 센티멘탈한 기분이 들 시간도 없었고, 폐점을 실감하지 못하다 마지막 날 길게 줄을 늘어선 손님들을 보고 그때서야 실감했다거나, 마지막 1시간 동안은 '감사합니다'란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복받치는 기분이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당당히 말하는 법"이란 책의 POP는 실제로 책을 안 읽고 POP를 썼다가 나중에 읽었다는 고백이나, 저 멤버들 중 이케부쿠로점에 간 스텝이 많았는데, 시부야점에서 일하는 스텝이 이케부쿠로점 말고 시부야점에 오라는 멘트를 하는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방송 중 '중대 발표'가 있다고 했는데요, 일본에서 7월에 이 이야기가 "서점 직원이 진짜 팔고 싶었던 책"이란 제목으로 진짜 책으로 나온다고 합니다.http://www.junkudo.co.jp/detail.jsp?ISBN=9784864101769 (일본어) 이렇게 재빨리 기획해서 책 내는 것도 일본답다는 생각도 들고, 과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 


이 북페어와 후일담 방송을 보면서, 반비의 책들도 서점 스텝분들이 정말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전할 가치가 있는 책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수없이 많이 나오는 책들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독자분들에게 반비의 진심(책)을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더 고민해 보게 됐습니다. 


* 참고 페이지 : ITmedia : http://ebook.itmedia.co.jp/ebook/articles/1204/02/news043.html (일본어) 북페어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