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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저자와 함께!

노라 에프런 영면


노라 에프런 영면.

2012. 6. 26 향년 71세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인 노라 에프런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인한 폐렴으로 2012년 6월 26일 사망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 출간된 노라 에프런의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 서면 인터뷰를 준비하다 갑작스레 거절 통보를 받아 어제도 투덜대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별세 소식을 듣고 가슴이 먹먹하네요. 바쁜게 아니라 아프셨던 것이었군요. 


내 앞에 좋은 시절이 단 몇 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깨달음은 어떤 강력한 힘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어떤 심오한 힘에 기대고도 싶었지만, 그러진 않았다. 내가 매일매일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자문해보았다. 나는 목표를 낮췄다. 셰이크섀크에서 나온 얼린 커스터드와 공원 산책이면 나의 완벽한 오후로 충분하다. 좋은 연극 한 편과 오르소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면 완벽한 저녁으로 충분하다.

노라 에프런,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의 '나이 든다는 것' 챕터 중

마지막 날까지 자신에게 충실한, 완벽한 하루를 보내셨길 바랍니다. 



노라 에프런의 작품들을 정말 사랑했다는 말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I.P.

나의 최대 실패작은 어떤 희곡 작품이다. (중략)

내가 죽어갈 때, 그 작품을 부활시킬 만한 위치에 있는 누군가가 침상에 다가와 작별 인사를 던질 때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거다.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겠어요?" 그 사람은 동의한다. 다른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나는 덧붙인다. "제 희곡을 다시 무대에 올려주시겠어요?"

너무 애처롭지 않은가.

노라 에프런,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의 '실패작' 챕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