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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저자와 함께!

젊은 사람은 누구의 피해자? - 재일조선인과 동아시아의 미래


며칠 전 21일(화)에 열린 2012 유네스코 국제청년포럼 '청년역사대화 - 국경을 넘는 역사 인식과 동아시아 역사화해'에서 
서경식 선생님은 "젊은 사람은 누구의 피해자? - 재일조선인과 동아시아의 미래"란 제목의 강연을 하셨습니다. 



2012 유네스코 국제청년포럼 '청년역사대화 - 국경을 넘는 역사 인식과 동아시아 역사화해' (2012.8.21)

강연 전 사회자의 소개, 참가자 분들에게 인사하시는 서경식 선생님. :-)



이 포럼의 장소는 남산 유스호스텔이었는데, 이곳은 독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가 있던 곳이지요. 그리고 서경식 선생님의 두 형제분이 중앙정보부에 연행되어 정치범으로 19년 동안 옥고를 치르시기도 했던 걸 생각하면 참 묘한 인연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분들이 참석한 "젊은 사람은 누구의 피해자? - 재일조선인과 동아시아의 미래" 강연은 재일조선인이란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는 일본 국적을 갖고 있지 않는 재일조선인이 약 60만 명이 있다. 귀화해서 일본 국적을 취득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다. 많은 숫자지만 일본 인구의 1% 정도에 불과한 '마이너리티'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 2004년 이시하라 도쿄지사의 인종주의적 발언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무의식 중에 있는 인종주의들이 있다. 국가가 전쟁 수행을 위해 차별 의식을 갖게 하는 일이 있었다. 차별 의식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것이다. 


식민지 지배의 역사에서 일본인의 심리에는 일종의 피해자 의식이 있다. 일본이 가해자 측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90년대 이후 일본의 젊은 사람들은 피해자 의식이 더 강해졌다. 

일본의 젊은 사람들은,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일로 아시아의 피해자들에게 비난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젊은 세대를 위협하는 것은 아시아의 피해자가 아니라 제대로 뒷처리를 하지 않고, 역사의 진실을 가르치지 않고 있는 윗세대이다.


어떻게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1) 사실(역사)을 안다. 2) 개인과 국가를 동일화하지 않는다. 3) 상대방이라면 어떨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본다.(타자에 대한 상상력 갖기) 


강연이 끝나고 Q&A 시간에는 역시 국제포럼답게 일본,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신 분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일본의 두 청년이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서경식 교수님이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을 쓰신 이유를, 역시 이런 역사 인식을 위한 자리를 가져야 하는 이유를 절실히 느끼게 되네요. 


특히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신 분은 '고려인 4세'였는데, 서경식 선생님이 반가워 하시면서, 그 분도 재일조선인과 마찬가지로 사는 곳에서도 한국에서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 그런 공통된 경험을 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늘 서경식 선생님의 강연은 재일조선인 뿐만 아닌 차별 받기 쉬운 모든 마이너리티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역사는 국가를 주어로 서술하고 있지만 '사람'을 주어로 서술해야 한다. 마이너리티는 특히 이런 서술에서 주어가 될 수 없었지만, 이 마이너리티의 시선에서 볼 때 다른 진실이 보인다. 



강연회에 오지 못해 아쉬우신 분들은 9월 7일(오마이뉴스)9월 11일(정독 도서관)에 각각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출간 기념 강연회가 있으니 놓치지 마시고 신청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