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비의 저자와 함께!

정독도서관 서경식 저자 강연회 : 『나의 조선미술 순례』 저자 초청 강연

정독도서관 서경식 저자 강연회


: 『나의 조선미술 순례』 저자 초청 강연







12월 2일 화요일에 정독도서관에서 『나의 조선미술 순례』 저자 초청 강연이 있었습니다. 서경식 선생님은 재일조선인으로 이번에 『나의 조선미술 순례』 국내 출간일에 맞춰서 일본에서 방한하셨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의 강의실 사진입니다. 정독도서관은 경기고등학교를 인수하여 개관한 도서관으로, 오래된 학교 건물의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도서관입니다.






이번 강연의 주제이자 신간인 『나의 조선미술 순례』와 재일조선인의 역사와 현재를 고스란히 기록해놓은 『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후쿠시마 사건 이후의 미래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저자가 함께 모여 논의한 책인 『후쿠시마 이후의 삶』도 준비해놓았습니다.






강연 전 소개를 받고 강단 위로 올라온 서경식 선생님입니다.






좌측에 계시는 분은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옮겨주신 역자 최재혁 선생님입니다. 도쿄예술대학에서 일본 근대 미술사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제국가 식민지 사이에서 형성된 시각문화를 경합과 교차라는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서경식 선생님을 도와 최재혁 선생님이 원활한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강의 시작 이후 '재일조선인'에 대한 설명, 그리고 『나의 조선미술 순례』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가볍게 살펴보았습니다. 서경식 선생님은 예술에 관심 있는 분들과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 다 함께 모이는 강의이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고 하며 운을 띄웠습니다.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분들도 곳곳에 보였지만, 우리나라 식민지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재일조선인 서경식 선생님의 강연이어서인지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이번 강연에 많이 참석해주었습니다.






강연은 『나의 조선미술 순례』에 있는 '이쾌대' 작가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나의 조선미술 순례』는 작가, 혹은 작가와 연관성이 깊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진행되는 책입니다. 그래서 깊이 있는 내용에 비해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분열이라는 콘텍스트 ─ 이쾌대' 편은 인터뷰가 하나도 없는 논문형식의 글이라서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에, 이번 강연에서 쉽게 풀어주고자 '이쾌대' 작가를 선택했다고 하였습니다.







이쾌대 작가의 다양한 화풍 속에서 읽어보는 한국의 미술사와 더불에서 작품 속에서 읽을 수 있는 민족의 역사에 대해 자세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강의였습니다.






뒷편의 스크린으로 이쾌대 작가의 작품이나 이쾌대 작가에게 영향을 미친, 혹은 함께 참고로 볼 수 있는 작품들의 이미지가 나와서 훨씬 더 집중도 있게 들을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현재 선생님 뒤로 보이는 작품도 둘 다 이쾌대 작가의 작품인데, 마치 다른 작가가 그린 듯 화풍이 상당히 다르다는 게 독특합니다.


인체 묘사가 돋보이는 왼쪽 작품은 「군상Ⅳ」(1948년)입니다. 표정에서 강인한 결의가 보이고 푸른 색채가 눈을 사로잡는 오른쪽 작품은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1948~1949년 무렵)입니다. 화가가 평생을 작품활동하면서 화풍이 달라지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거의 동시에 화풍이 전혀 다른 두 작품을 그리는 화가는 보기 힘들 것입니다.






이쾌대 작가 속에는 서양화의 정통적인 묘사법과 조선의 민족적인 묘사법이 함께 분열된 채로 상극하고 있다고 서경식 선생님은 말합니다. 이런 그림들의 변화와 시대상을 살펴보며 역사의 흐름을 짚어보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강의가 다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을 받았습니다. 재일조선인의 시선으로 보았던 역사에 대한 질문, 소수자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 앞으로 후속작에 대한 궁금한 점 등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질문에 대해서는 정말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제2의 강연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중 책의 제목에 대하여 왜 '조선 미술'이라고 하였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신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한국 미술도 아니고 조선미술이라고 하니 조선시대의 옛날 미술 느낌도 나고, 조선이라는 단어에서의 거부감이나 위화감도 느껴진다는 의견을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이에 대해 선생님은, 한국미술이라 호칭을 붙이면 아주 좁은 범위의 해방 후의 대한민국 미술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전체적인 호칭으로서의 조선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일본으로부터 조센이라는 굴욕과 학대를 받아왔는데, 우리가 조선이라는 단어에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였습니다. 여태까지 학대 받아온 이 단어를 내가 더욱 써서 바꿔나가야 한다는 신념도 함께 보여주셨습니다.






질의응답까지 다 끝난 이후에는 사인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강연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적을까 내심 걱정을 했는데, 강연장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더불어 사인회 줄도 꽤 길었지만 서경식 선생님이 한 분 한 분 정성들여서 사인해주셨습니다. :-)



이번 강연을 들으며 미술과 역사를 함께 훑어보고 '나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과 강연을 진행하신 서경식 선생님, 진행을 도와주신 최재혁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반비에서는 명사 분들의 질 높은 강연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나의 조선미술 순례』 도서정보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