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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2016년 최저임금 6030원 결정. 월급 126만원, 당신의 삶은 행복한가요?



2016년 최저임금 6030원 결정.

월급 126만원, 당신의 삶은 행복한가요?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한을 의결한 것에 대해 불만과 환영의 반응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노동계는 시급을 1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안을 제시하였으나 경영계에서는 동결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근로자위원들은 8400원, 사용자위원들은 5610원을 수정안으로 제시하였고 양측에서는 몇 차례의 수정안을 더 내놓았지만 결국 차이를 좁히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공익위원들이 5940~6120원을 제시하였으나 근로자위원들은 이에 반발하여 12차 회의에 불참하며 결국 심의촉진구간의 중간인 603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었습니다. 6030원의 최저임금은 2015년 시급(5580원)보다 450원 오른 것이며 인상률은 올해의 7.1%보다 오른 8.1%입니다.



[관련 기사]

2015.7.9

경향신문

  내년 최저임금 시급 6030원...8.1% 올라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와 사용자가 노동자를 배신하고 일방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경영계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도산과 신규채용 축소 등이 잇따를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과연 시급 6030원이 적절한 임금 책정이 맞는 것일까요? 우리의 현재 노동력의 가치만큼 임금을 받고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하여 조형근 교수님과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종배 : 『자본론』 내용을 언급하시면서 "노동자는 노동력의 가치만큼 임금을 받기는 하지만, 일한 만큼 받지는 못한다."고 했는데 좀 더 풀어주시죠. 우선 노동력의 가치란 뭡니까?


조형근 : 노동력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모든 상품의 가치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시간으로 환산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가치는 노동자라는 인간이 지닌 노동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시간에 해당합니다. 노동자가 자기 노동력을 생산하려면 먹고 입고 살아야 합니다. 가족이 있다면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도 노동력 생산의 필수 요소입니다. 즉 노동력의 가치는 노동자(와 부양가족)가 먹고 입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필품과 편의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시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노동력의 가치죠. 노동자의 임금은 원리상으로는 딱 그만큼, 즉 (가족과 함께) 먹고살 수 있을 만큼으로 책정된다는 말이죠.


─ 조형근·김종배,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3강 착취는 끝나지 않았다, 100-101pp.



인용문을 읽으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정말 이말대로 노동력의 가치가 확정이 되며, 현재 제대로 노동력의 가치만큼 임금을 제대로 주고 있다면 왜 현재에 저녁 없는 삶, 돈 벌어다주는 기계 등이 대두가 되며 직장인(노동자)들의 고달픈 삶이 조명되는 걸까요?



김종배 : 주야 맞교대로 하루에 12시간씩 일해서 받는 총보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하지 기본급 얘기를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이렇게 잔업을 하고 휴일 특근을 해야 내 가족이 먹고살 수 있다면 자기 노동시간을 줄이기가 쉬운 일도 아니잖아요.


조형근 : 그러니까 구조적으로 상당히 잘못된 면이 있는데요. (...) 1980년대 말에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노동자들도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열심히 투쟁했잖아요? 그런데 당시 이 투쟁이 노동자계급 전체의 지위 상승보다는 임금투쟁에 집중된 면이 있죠. 임금투쟁이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기본급을 높여가면서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쪽으로 집중하기보다는 잔업과 특근의 대가인 수당을 통해 임금을 보전받는 방식에 치중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자본이 이렇게 유도를 했지만, 결국 자본의 미끼를 물어버린 거죠.


─ 조형근·김종배,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3강 착취는 끝나지 않았다, 104-105pp.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에서 짚는 문제는 당장의 임금을 높이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가 우리 삶의 질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쁘기도 하거니와 높은 실업률로 인해 자신도 언젠가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팍팍한 인생을 살아가는 거죠.





조형근 : 잔업, 야근, 특근할 테니 수당 높여달라고 하면 추가 고용이 되지 않아요. 실업률이 계속 높게 유지되고, 이는 노동조건이나 임금 수준에서 노동자들에게 불리하니까 자승자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재벌 총수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고임금보다는 노동자들의 단결입니다.


김종배 : 실업자가 많아지면 "일하기 싫어? 너 말고도 일할 사람 많아. 줄 서 있어." 이렇게 묵살해버리는 거죠. 장기적으로는 노동조건이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조형근·김종배,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3강 착취는 끝나지 않았다, 104p.



이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 사례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최저임금보다도 더 낮은 금액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죠. "너 말고도 여기 들어오고 싶어서 안달난 애들 줄을 섰어." 실제로 요즘에는 괜찮은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녹록치 않고, 생활비나 학자금 등의 이유로 당장 돈은 벌어야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조차도 못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죠.





결국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에서는 한국 사회를 아래와 같이 진단 합니다.



조형근 : 한국은 피로를 넘어서 사실은 탈진 사회 같아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에너지를 완전 연소해야만 남보다 앞서기는 커녕 겨우 제자리에라도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완전 연소하지 않으면 곧바로 뒤떨어지면서 탈락하는 삶이죠. 삶의 길이 너무나 위태롭지 않습니까? 이렇게 위태로운 삶을 살다 보니 거의 탈진한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뭐라도 다른 길이 없는가 고민하며 찾아가는 단계가 아닐까 합니다.


─ 조형근·김종배,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3강 착취는 끝나지 않았다, 106p.



이번 최저임금 소식을 듣고 우울함에 빠져 있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그러나 우울해 있는 것만이 아닌 왜 한국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으며 왜 우리는 당하는 입장에 있는지 알아야 조금이라도 사회가 바른 방향, 조금 더 정당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요?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은 우리나라의 임금, 비정규직, 노동, 자본, 소비 등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제문제를 쉽고 공감되도록 이야기하며 문제점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의 경제를 비롯하여 정부와 자본의 속내를 알아보며 근본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도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