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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쉬고 있는 이야기/[연재] 도서관 기행 (完)

한국 도서관 기행 (2) ~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②

한국 도서관 기행 연재 예고 / 한국 도서관 기행 (1) 이진아 도서관편 이후 두 번째로 소개하는 도서관은 광진구 정보화 도서관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네다섯 편에 걸쳐서 소개할 예정이랍니다. (지난 포스팅은 [도서관 기행] 카테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①편에 이어 ②편입니다. :-)

한국 도서관 기행 (2) ~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②

by 강예린 & 이치훈

도서관, 책의 집을 넘어: 주민들 간의 프로보노(Pro Bono)

 



도서관은 책의 집이다. 책의 집에 사람이 방문하고, 사람이 책을 만난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 시민사회 단위가 강조되는 오늘날에는 도서관이 단순히 독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독서활동을 매개로 사람들이 교류하는 장소가 된다. 광진도서관은 그렇게 책의 집을 넘어 지역사회의 공동체에 기여하는 도서관으로도 유명하다. 소위 평생교육 기관으로서 공공 도서관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은, 아직까지는 시민들에게 교양 강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도다. 하지만 도서관이 모든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제공하는 일방향적인 아카데미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광진도서관의 교양 프로그램은 그런 면에서 색다르다. 이곳에서 문화활동의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원래 라틴어 '프로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의 줄임말인 재능기부(프로보노)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으로, 미국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제공하는 법률서비스를 일컬었다고 한다. 이제는 법률뿐 아니라 의료·교육·경영·전문기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봉사를 통칭하는 말로 확장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재승교수의 재능기부 활동으로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지식이 없을 수도 있는 일반 시민의 재능기부는 어떤 것일까? 오지은 광진정보화도서관 관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도 재능기부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광진구 00 00아파트 000동에 사는 손맛 좋은 000할머니의 된장 담그기 같은 재능들. 된장 담그기 재능이라. 기가 막힌 아이디어다. 며느리도 모르는 손맛을 전수하는 재능기부는 어떤 강연 주제보다도 흥미롭다.

이 재능기부의 프로그램은 도서관이 지역사회와 주민의 참여를 통해서 운용되도록 하는 원동력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시민의 참여는 다름아닌 도서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가 만나서 교류하는 행위 자체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는 도서관이 단순히 책과 사람을 연결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된다.

그렇게 광진구정보화도서관 관장은 마을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다리로서 이장을 자처한다. 도서관은 링크다라는 구호가 신선하다. 도서관 건축을 물리적인 환경의 구축 방법으로만 고민해왔던 우리는 도서관을 들여다보는 일이 도서관이 지역사회 시민들을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하는지 고민하는 일이기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③편에 이어집니다...



반비 블로그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도서관 기행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도서관 산책자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인터넷 서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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