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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저자와 함께!

"문화로 먹고살기 출간 기념 좌담회 - 영화 분야 (2)" 후기

<문화로 먹고살기> 출간 기념 좌담회 ~ 영화 분야(2)
 

"문화로 먹고살기 출간 기념 좌담회 - 영화 분야" 후기

초대 손님으로 변영주 감독님과 이해영 감독님을 모셨던 첫 번째 영화 분야 좌담회에 이어
타이거픽쳐스의 조철현 대표님을 모신 두 번째 영화 분야 좌담회 후기입니다. 


강연날,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동국대 중앙도서관 앞

원래 계획했던 방송, 출판, 영화, 3회에 걸친 <문화로 먹고살기> 출간 기념 좌담회를 마치고, 이제 드디어 진짜마지막 좌담회가 있었습니다.^^ 2011년 10월 27일(목) 저녁 6시부터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저자 우석훈 선생님과 초대 손님으로 타이거픽쳐스의 조철현 대표님을 모시고 영화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석훈 선생님의 강연 인사말은 언제나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인데, 오늘 강연 시간이 6시라 아마 대부분 식사는 못 하고 오셨을 것 같네요. 식사 대신 강연을 들으러 오신 열의에 찬 참석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먼저 우석훈 선생님의 강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소득이 늘면 문화 지출이 늘 것이다.'란 경제학의 가정이 현재 한국에서는 깨졌습니다. 1인당 GDP가 1만불에서 2만불이 되었는데도 가계의 문화 관련 지출이 줄어들고 식비 비중이 높아진 것은 "돼지가 됐다"거나, "실질적으로는 가난해졌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우석훈 선생님이 조철현 대표님이 유명 감독들을 키우신 분이라고 하자, 조철현 대표님 왈, "충무로에서 '내가 쟤 키웠어.'란 건 그 사람이랑 술 몇 번 먹은 것."이라고 농담을 하셨네요.^^




우석훈 선생님에 이어 이제 조철현 대표님의 발표 시간입니다. 그런데 제일 먼저 하시는 말씀이, "저는 문화로, 영화로 먹고살기에 소질이 없는 사람입니다."라고..^^;  "이런 제가 '문화로 먹고살기'란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생각도 했는데, 반면교사나 참고는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영화계 종사자 중 10%를 제외하면 사실 반실업 상태에 힘든 상태.",

"영화판에서 한 5년 버티면 떠나는 사람이 많다.",


"10년 정도 해서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자리매김한, 남아 있는 사람들조차도 '직업인'으로서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1%의 소위 스타급이 아닌 다음에는 좋아서 버티는 것이다."


"한국 영화판이 커지면서 영화학과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걸 보고 많은 걱정을 했다. 저 후배들이 졸업하고 산업에 뛰어들었을 때를 대비해 선배들이 시스템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예전에는 충무로에 가면 그냥 선배들에게 밥 얻어 먹고 술 얻어 마시고 그렇게 지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좀 우울한 이야기들을 인용했습니다만, 무책임한 낙관주의가 아닌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 그리고 선배로서의 미안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을 위한 충고.
 

"지금 카지노 영화를 준비하며 카지노에도 가보고 관련 책들을 읽는데, 위대한 도박꾼은 '오늘 돈을 얼마를 딸까'가 아니라 '돈을 따는 과정'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도박 뿐만 아니라 어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소위 잭팟을 터뜨리기 위해서 가면 성공할 수 없다."

발표가 끝나고 질답 시간에 한 분이 조철현 대표님께, 
"오늘 좀 우울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영화일을 하며 언제 희열을 느끼셨는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영화판에 들어와서 처음엔 자막 번역일을 했다. 밥먹을 시간도 없이 엄청나게 일을 해야 했다. 그러다 나중에 처음 시나리오 작업한 영화가 상영될 때, 그때는 온라인 예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라 극장에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던 때였는데, 그때 극장에 줄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희열을 느꼈다. 또 극장에 들어가 100번이고 200번이고 상영할 때마다 들어가서 중요 장면만 보면서 그때마다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즐거웠던 기억을 말씀하시는 이때 표정도 무척 즐거워보였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은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덧붙이셨습니다. 네 번의 출간 기념 좌담회 게스트 중 많은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특히 오늘 이 말씀이 더 와닿는 것은, 강연 시작할 때 조철현 대표는 올해 수입이 93만원이라는 말씀을 하셔서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강연이 끝나고 사인회... 마지막 좌담회까지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 주신 우석훈 선생님과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좌담회에 못 오셔서 아쉬우신 분들은 <문화로 먹고살기> 책을 꼭 읽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