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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쉬고 있는 이야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5-2)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계속된다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5부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 2장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계속된다 이전 글 목차 보기 우치와 우리는 정성스러운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랐다. 혹여 누가 코끼리 아니랄까 봐 쑥쑥 크는 모습이 하루가 다를 정도였다. 네 다리는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처럼 두꺼워졌고 코는 피노키오의 코처럼 늘어났다. 조련사들이 다가가면 장난을 걸 정도로 성격도 활발했다. 새끼 코끼리들의 재롱에 웃음을 터뜨리는 관람객들을 보면 입가에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지어졌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는 그다음 해에도 열렸다. 2회 때는 국립맹학교와 강원명진학교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기발한 예술 작품들이 탄생되었다. 하지만 이 코끼리들은 엄연히 코끼리월드라는 사기업의 재산이..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5-1) 코끼리와 시각 장애 아이들의 아름다운 교감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5부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 1장 코끼리와 시각 장애 아이들의 아름다운 교감 이전 글 목차 보기 장님 코끼리 만지기 展 포스터 따스한 6월의 어느 날, 코끼리 우리에서 굉장히 특별한 행사가 시작되었다. 아이들 여러 명이 조련사들과 나의 안내에 따라 코끼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다 이내 두 손의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코끼리의 몸을 느끼기 시작했다. 코, 귀, 배, 다리, 꼬리…….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 아이들은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이 행사의 정식 명칭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 시각 장애인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아트 프로그램 ‘우리들의 눈’의 회장이자 화가인 엄정순 씨가 기획했다. ‘장님 코..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4-7) 축 탄생! 아기 코끼리 우치와 우리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4부 코끼리, 빛고을 광주로 이사 가다 7장 축 탄생! 아기 코끼리 우치와 우리 이전 글 목차 보기 코끼리의 임신을 진단한 후 7개월이 흘러 2010년 5월. 이미 지난 3월부터 우치동물원은 분만 대기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외국에서 만든 코끼리 출산 비디오와 관련 도서를 참고해 출산 시나리오를 만들어 연습해 두었다. 분만 증세가 나타나기만 하면 곧바로 출산실로 옮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사이 쏘이와 봉의 젖은 더욱 불어나고 배는 더욱 아래로 처졌다. 하지만 새끼들은 눈치가 없는 건지 약을 올리는 건지, 분만 예정일을 몇 달이나 넘기고도 여전히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동물원 환경으로 인해 임신 기간이 길어졌을 수도 있다. 사방으로 개방된 공간에서..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4-6) 코끼리의 임신을 확인하다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4부 코끼리, 빛고을 광주로 이사 가다 6장 코끼리의 임신을 확인하다 이전 글 목차 보기 코끼리들이 우치동물원에 자리를 잡은 다음 해 봄, 무언가 심상치 않은 점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열세 살 동갑내기 암컷 코끼리 쏘이와 봉이 다른 암컷 코끼리들에 비해 젖이 퉁퉁하게 불고 엉덩이 살이 축 처지고 배가 부쩍 나와 있었다. 조련사들은 임신한 것이라 장담했다. 쏘이와 봉의 애인으로 지목된 수컷 코끼리는 템. 가장 영리하고 눈치가 빨라서 공연을 할 때 가장 돋보이던 녀석이었다. 인간 사회에서도 능력 있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듯이 재주꾼 템은 두 처자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았던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코끼리는 모계 사회를 이룬다. 엄마, 이모, 자매로 이루어..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4-5) 영화, 드라마, CF…… 코끼리의 화려한 연예계 생활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4부 코끼리, 빛고을 광주로 이사 가다 5장 영화, 드라마, CF…… 코끼리의 화려한 연예계 생활 이전 글 목차 보기 『아이다』의 개선 장면에 맞추어 분장한 코끼리들과 조련사들. 광고계에서 흔히 언급되는 용어로 ‘3B’라는 것이 있다.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가 모델로 등장하는 광고는 성공한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은 꼭 광고에서만이 아니라 시각적 효과를 노리는 분야에서 두루두루 통용된다고 할 수 있다. 동물 중에서도 코끼리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동시에 그 압도적인 몸집으로 인상적인 효과를 남긴다. 하지만 일반 동물원의 코끼리는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촬영이나 행사에 동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니 이미 공연..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4-4) 코끼리에 대한 사랑일까 아니면 학대일까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4부 코끼리, 빛고을 광주로 이사 가다 4장 코끼리에 대한 사랑일까 아니면 학대일까 이전 글 목차 보기 코끼리 학교에서는 세 살 안팎의 어린 코끼리만 받는다. 공연용 코끼리로서 조기 교육을 시키는 셈이다. 그리고 함께 입학한 소년들은 코끼리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조련사로 성장한다. 코끼리의 수명이 60살 정도이니 라오스에서 코끼리와 한 번 인연을 맺은 조련사는 거의 한평생을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끼리와 조련사의 관계는 단순히 주인과 가축 사이라 하기에는 좀 더 복잡하다. 코끼리들에게 조련사는 언제나 옆에 있는 가족이자, 자신의 몸짓 하나하나에 신경을 기울이는 연인이자, 건강을 돌보아 주는 주치의다. 하지만 이 관계의 바탕에는 폭력이 깔려 있다. .. 더보기
이런 엄청난 경쟁도서라니! "X 이벤트란 무엇일까?"란 포스팅에서 공개했던 두 종의 표지 시안 중, 「X 이벤트」의 표지는 이렇게 결정되었습니다. :-) 이번 주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는 이 「X 이벤트」가 나오기까지 과정 중 하나를 에디터 김의 워킹데이즈 0.5회분 정도(?)로 소개합니다. ..... 이런 엄청난 경쟁도서라니! (진지함을 드러내는 궁서체 볼드) 인류를 한순간에 절멸의 위기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사건, 즉 X이벤트를 연구한 책「X 이벤트」라는 책을 준비하면서 이 책의 경쟁 도서, 유사 도서를 찾느라 인터넷 서점을 뒤적뒤적하던 어느 날, 정말이지 엄청난 경쟁 도서를 발견하고 말았다. 제목부터 콘셉트부터 표지까지, 정말이지 무시무시한 경쟁 도서가 아닐 수 없다! 『X이벤트』의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가 바로, 전 세계 구석.. 더보기
모음조화를 내게 돌려줘. 모음조화를 내게 돌려줘. 전에 어린이 책을 만들던 시절에는, 책에 들어갈 단어를 고르는 데에 훨씬 더 엄격했었다. 오죽하면 서로에게 농담으로 “사전에 없는 감탄사로는 감탄하지 말아라.”라는 농담까지 건네곤 했다. 꼭 농담만은 아니었던 것이, 정말로 우리는 책 속의 인물들이 사전에 없는 감탄사로 함부로 감탄하게 놓아두지 않았다. 어느 원고에선가, ‘으라차차!’라는 감탄사가 있었는데, 으라차차는 사전에 없는 감탄사여서 이 단어를 써도 될지,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었다. 비슷한 감탄사로는 ‘영차!’ 정도가 있었는데, ‘영차!’로는 으라차차!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아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었다. 당시 고민 끝에 결국 책에 영차를 썼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으라차차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는 그렇게 책을 ..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4-3) 또 다른 이주자, 코끼리 조련사들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4부 코끼리, 빛고을 광주로 이사 가다 3장 또 다른 이주자, 코끼리 조련사들 이전 글 목차 보기 우치동물원을 찾은 코끼리들이 어린이대공원에서 철수함과 동시에 코끼리월드의 규모도 급격히 작아졌다. 여성 무용수들을 라오스로 돌아갔고 한국인 운영 인력도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렇게 해서 코끼리월드를 떠난 직원이 40명가량 되었다. 이제 김회장 외에 코끼리월드에 남은 인원은 코끼리 판매를 진행할 정이사 그리고 코끼리들을 돌볼 열 명의 조련사들뿐이었다. 정이사와 조련사들도 코끼리들과 함께 광주로 왔다. 정이사는 우치 동물원 근처의 아파트에, 조련사들은 우치 대공원 안에 마련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이 와중에도 조련사 인원은 줄지 않았다. 코끼리월드가 세워진 이후로 .. 더보기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4-2) 광주에 등장한 '주요 동물' 코끼리 우리가 사랑한 코끼리 by 최종욱, 김서윤 제 4부 코끼리, 빛고을 광주로 이사 가다 2장 광주에 등장한 '주요 동물' 코끼리 이전 글 목차 보기 코끼리들을 맞이한, 예상치 못한 환대 우치동물원을 찾은 정이사는 예기치 않은 환대를 받았다. 코끼리라는 말에 우치동물원에서는 최정수 소장이 직접 적극적으로 나섰다. 코끼리가 올 수만 있다면 코끼리월드의 요구 조건을 가능한 한 모두 수용하겠다는 것이 우치동물원의 입장이었다. 정이사가 다녀간 지 얼마 후에는 최정수 소장과 담당 직원들이 직접 어린이대공원으로 찾아와 코끼리들의 상태를 확인하기까지 했다.하지만 전라권의 인구가 적은 데다 수도권에서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사실이 여전히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우치동물원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다. 우치동물원이 아무리 적극적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