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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이즈

반짝 문장과 형광등 문장 반짝 문장과 형광등 문장 학교 다닐 때는 논설문에는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이 있다고 배웠다. 글쓴이의 주장을 오롯이 표현하는 중심 문장이 있고, 나머지 문장들은 그 중심 문장을 설명하기 위해 열심히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이런 글에서, 첫 번째 문장이 중심 문장이라면 두 번째 문장은 뒷받침 문장이 된다. 뒷받침 문장을 잘 써야 중심 문장에 설득력이 생긴다. 어딘가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대 때에 들었던 어느 글쓰기 강좌에서는 세상의 글에 ‘뒷받침 문장이란 없다’고 다시 배웠다. 모든 문장에는 주제가 들어 있다. 중심 문장을 단순히 뒷받침만 하는 문장이란 없다는 뜻이다. 주제가 들어 있지 않은 문장은 .. 더보기
1리터는 들어줘야 편집의 완성? 1리터는 들어줘야 편집의 완성? 출판사에 취직하고 월급을 따박따박 받게 되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의 하나는 커피를 원 없이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였다.학생 시절에는 2천 원짜리 로즈버드 커피도 학생 신분에 ‘된장질’이 아닌가 하고자체 검열을 하곤 했는데, 돈을 벌게 되면서 그 검열의 기준이 아주 느슨해진 것이다.한창 카페라떼에 심취해 있을 때는,‘커피만큼은 아낌없이 마시리라! 그것이 된장질이라면 기꺼이 된장녀가 되리라!’라며 다짐하기도 했다. 유독 카페인에 예민한 덕분에, 커피 한 컵만 마셔도정신이 또랑또랑해지는 것은 커피를 사는 데에 그럴듯한 근거도 되었다. 커피를 마시면, 일의 능률도 오르잖아? 매일같이 습관처럼 마시다 보니,점점 카페인 수용량이 늘어나 하루에 두세 잔쯤 마셔도밤잠을 자는 데에 .. 더보기
휴가를 마치고 오니, 활자들이 달려든다! 휴가를 마치고 오니, 활자들이 달려든다! 십여 년 전 장국영의 부고 기사를 무척 슬프게 읽었더랬다. 우연히 인터넷을 열었다가 장국영이 홍콩의 한 호텔에서 몸을 던졌다는 기사를 에서 읽고는 종일 울적했다. 아, 잘생긴 장국영이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다니. 얼마 전에 나온 주성철의 책 을 보고 또 그날의 기분이 떠올라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내가 장국영을 좋아해서 그 부고 기사가 그토록 슬픈 여운을 남긴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장국영의 부고 기사는 당시 시드니에 머물며 영어와 씨름하던 내가 아주 오랜만에 읽은 한글 원고였던 거다. 오랜만에 마주한 한글의 신선함 때문에 장국영의 죽음이 그토록 애잔했던 거다. ‘책 읽는 휴가’를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이라고 멋지게 이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