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우치 동물원의 수의사, 최종욱 선생님 강연회
9월 25일 목요일에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최종욱 선생님의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최종욱 선생님은 광주 우치 동물원의 수의사로 『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와 『달려라 코끼리』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처음 방문하였는데,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했습니다. 강연회가 오후 7시라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했는데도 가족 단위로 산책을 나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모든 곳은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작은 공원도 있고 잘 조성된 곳이라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듯 하였습니다.
강의실로 찾아들어가는 도중 코끼리 조형물이 눈이 띄어서 하나 찍어보았습니다. 코끼리 발 밑의 노란 미끄럼틀은 아이들에게 참 인기가 많더군요. ^^
이번 최종욱 선생님 강연은 '수의사가 말하는 동물이야기'의 1강으로, 다섯 강의 동안 저명한 수의사 분들이 오셔서 직접 강의를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강연 주제가 낯이 익죠? 바로 최종욱 선생님의 저서, 『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와 제목이 같습니다.
바로 앞의 파란 책이 『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이고, 노란 책이 신작인 『달려라 코끼리』입니다.
강의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자리가 하나씩 찼습니다.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이었으나, 수의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 최종욱 선생님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번 강연을 위해 광주에서 서울까지 막 올라오신 거라고 합니다.
『달려라 코끼리』의 저자답게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달려라 코끼리』 6장에서 나오는 장님코끼리만지기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맹인 아이들이 코끼리를 만지고 직접 찰흙으로 빚은 코끼리의 가지각색의 모습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코만 커다랗게 있는 코끼리나, 귀가 유독 큰 코끼리까지 그 아이들이 만나봤을 코끼리들은 이런 코끼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그 중 커다란 기둥만 덩그라니 있는 작품도 있었는데, 이를 보며 최종욱 선생님은 이 아이가 코끼리 다리만 만져본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방법과 공생을 위해서 우리가 지켜야할 행동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수의사의 입장에서는 동물에 대한 지식 없이 인간들이 동물들에게 하는 행동들이 안타깝게 보였을 듯 합니다.
강의 중간에 양수막에 덮힌 채, 태어난 아기 염소를 구하기 위해 선생님이 직접 입으로 양수를 다 빨아주어 염소를 살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행동이 마치 프렌치 키스와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서 책 이름을 『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로 정했다고 하였습니다.
때때로 동물들이 친 사고로 사육사나 수의사의 목숨도 위험할 정도의 아찔한 상황도 벌어지지만 동물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수의사의 마음이 전해져 강의 내내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강의가 끝나갈 무렵 수의사라는 직업은 동물들의 죽음을 바라봐야하는 직업이라는 염려의 말도 강의를 들으러 온 어린 수의사 지망생들에게 많은 생각을 건내주었을 것입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개인이 키우는 애완동물에서부터 수의사 직업과 관련된 질문, 다양한 동물에 대한 질문이 오고 갔습니다.
강연 중에 기억에 남은 말을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 라는 유명한 말이 있죠? 우리가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진다면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따뜻하게 변하지 않을까요?
─ 최종욱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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