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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저자와 함께!

'파우스트'로 보는 베를린의 연극 세계

이번 겨울 들어 제일 추웠던 - 무려 55년 만의 추위라고 하던 지난 2월 2일(목), 그것도 추위가 기승을 부릴 저녁 7시 30분에 주한 독일문화원 (괴테 인스티투트)에서 <베를린, 천 개의 연극>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이 추위 덕분에 강연 신청하셨던 분들 안 오실까봐 걱정하기도 했지요. ^^



강연회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주한 독일문화원의 라이마 폴커 문화부장님과 맹완호 문화협력관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독일문화원이라는 장소와 어울리게, 

'파우스트'로 보는 베를린의 연극 세계'

라는 주제의 강연이었습니다. 



<베를린, 천 개의 연극>의 저자이신 박철호 선생님. 

강연 시작 전, '파우스트'를 모르시는 분 ~이라는 질문에는 아무도 손을 안 드시는군요. 그런데 '파우스트'를 읽어보신 분~ 할 때는 손 드신 분이 거의 안 계신데... 혹시 읽었다고 하면 질문이라도 할까봐 일까요? ^^ 사실 '고전'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작품들이 원래 안 읽어도 읽은 것 같고, 막상 읽으려면 손이 잘 안 가기도 하지요. 박철호 선생님도 '파우스트'는 한글로도 독일어로도 어려운 작품인 것 같다고 하셔서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오늘의 강연은 괴테 이전의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전설부터 시작해서 크리스토퍼 말로의 파우스트 (파우스투스 박사의 비극적인 이야기) - 에 관한 이야기부터 현대 도이체스테아터의 탈하이머가 연출한 '파우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우스트에 관한 이야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연금술사 alchemist 의 al은 아랍어에서 온 접두어로 정관사 the이고, 사실 연금술사는 '화학자'란 의미였다는 것(유력한 해석)으로 시작하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로 파우스트 전설의 배경 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동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에서 가까운 유럽 -이탈리아로 건너 가면서 연금술사가 15세기말~16세기초에 많아지고, 연금술사(과학자) 파우스트가 황제 카를 5세를 도와줬다고 하는 이야기까지 간략하게 시대 상황을 듣는데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 이전에 이미 파우스트의 전설이 있었고, 16세기 말에 공연된 크리스토퍼말로의 파우스트는 괴테의 파우스트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 


괴테의 파우스트와 달리 말로의 파우스트에는 메피스토펠레스 외에도 루시퍼등 악마가 많이 등장하는데, 당시 기독교가 지배하던 시기에 이런 악마가 많이 등장하는 작품을 쓴 것 때문에 말로는 고초를 겪게 되는 등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괴테의 파우스트에는 원래 파우스트 전설에는 없는 신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파우스트를 두고 내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은 '성경의 욥기'와 같은 내용이지요. 그리고 원래 전설에서 파우스트는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는 '단테의 신곡'처럼 마지막에 구원을 받습니다. 이처럼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내용도 살펴봤습니다. 




책에서도 자세히 소개되는 탈하이머의 '파우스트'는 기존의 파우스트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는지 등 현대의 파우스트에 관한 이야기가 오늘 강연의 핵심인데요, 이 부분을 블로그에 제대로 소개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네요. 

강연 후 질문 시간에는 도이체스테아터는 레퍼토리가 무려 200개라든지, 배우들이 극단보다 연출자에 속하는 경향이 크다든지, 여러가지 흥미로운 베를린 연극계에 관한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2/7(화)의 다음 강연회 후기 때 포스팅할 수도 있으니 여기서는 이 정도로만...^^



그리고 강연회를 마치고 사인회 :-)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시고 열심히 강연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7(화)에는 풍월당에서 "'페르 귄트'로 보는 베를린 연극의 세계"라는 주제로 강연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이 강연은 공지 나가고 하루 만에 다 마감되어서...^^ 강연 중간중간 반비 트위터로 소개하고, 후기도 포스팅하겠습니다. 강연 못 오시는 분들은 트위터를 봐 주세요! 사실 책을 보시면 더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