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서관 기행 연재 예고 / 한국 도서관 기행 (1) 이진아 도서관편 이후 두 번째로 소개하는 도서관은 광진구 정보화 도서관입니다. (지난 포스팅은 [도서관 기행] 카테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①편 /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②편 /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③편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①편 /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②편 / 광진구 정보화도서관 ③편
도서관 친구들이란?
“8년 전, 낯선 동네 서울로 이사 와서 제가 이웃에게 제일 처음 소개받은 곳은 백화점도 슈퍼마켓도 아닌, 바로 도서관이었습니다.”로 시작하는 <도서관친구들 이야기>는 도서관 친구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시작하고 자라났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실 도서관 예산이야말로 경기가 안 좋으면 가장 쉽게 삭감되고 변동된다. 그러니 운영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들, 즉 지역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이고 물리적인 지원을 해주는 안전망이 필요하다. 그래서 도서관의 수혜자, 즉 지역 주민의 힘을 빌리게 되었다
‘도서관의 친구’는 도서관을 친구로 만든 사람들이 도서관에 각종 행사가 열릴 때 자발적으로 봉사하고, 도서관을 물질적 혹은 경제적으로 돕고, 도서관의 운영과 서비스 내용을 홍보한다. 또 도서관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서관을 대신해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도서관 정책 결정자를 상대로 로비도 한다. 그리고 도서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한다. 도서관 경영자나 사서들은 이들 ‘도서관의 친구’ 회원들과 수시로 만나 도서관 운영의 문제점, 개선방향, 그리고 필요한 도움들에 대해 서로 상의한다. (이용남 선생님의 이야기)
가령 ‘학교도서관 저널’이나 ‘어린이 브리태니커 시리즈’와 같이 필요하지만, 신간위주의 예산 편성에서 빗겨나가기 쉬운 빈 책꽂이를 채우는 것도 이들이다. 또 ‘친친행사’나 ‘책시장’ 등의 행사를 통해 책과 관련된 자생적인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지역 공동체라고 하면 동원할 수 있는 조직망이나 반상회만이 간신히 남아 있는 서울에서, 도서관은 이렇게 지역공동체의 중심이자 대안이 되어가고 있었다.
도서관 친구분 중의 한 분의 증언이다. “남편 직장이 여의도라서 광진구에서 다니는 걸 힘들어해요. 예전에 살던 목동으로 돌아가자고 하는데 도서관 때문에 움직여지지가 않아요. 그냥 남편에게 견디라고 했어요”
오지은 관장님과의 대화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사서의 모습은 어떤가? 깐깐해 보이는 외모에 머리는 올백, 긴치마에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북트레이를 미는 나이 많은 여성.
현실은 어떤가? 오지은 관장님은 머리를 뒤로 올리시면서 아래 그림 속 사서를 흉내내시면서 일침을 놓으신다. “사서는 책이란 컨텐츠만 신경쓰는 사람이란 생각에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마치 요리사가 음식을 다루는 것처럼, 머리카락 하나도 떨어뜨리면 안되고 상하지 않게 책은 소중히 깐깐하게 관리를 하는 사람이란 해석이다.)
“나는 사서가 되고 싶은 사람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사서는 이를 테면 동네 이장인 것이죠”
- 도서관에 대해 철학이 분명하신 것 같아요.
“사서를 시작하면서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철학을 세우기 위해서 이 책 저 책 뒤지다가 ‘도서관 세상을 바꾸는 힘(2006)’을 자비로 번역한 일도 있어요."
- 이곳에서 도서관 친구들이 생겨났다고 들었습니다.
“네. 제가 사서과장일 때 주민들이 도서관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고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도서관 친구들’ 운동을 소개해드렸죠. 지금은 이분들 덕에 안심하고 일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의 이용자는 제품을 소비하는 고객이 아니라, 도서관의 주인입니다. 그래서 도서관 10주년 행사에서 ‘도서관친구들’을 비롯해서 주민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말씀 드렸어요. ‘도서관이 10년이나 되었다는 것은 도서관 직원들이 기뻐할 일이 아니라 ‘당신들이 좋아할 일입니다. 우리는 판만 만들 테니 당신들이 무대 위에 올라가세요.’ 그랬더니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 얼마 전에 노숙자가 도서관에서 쫓겨났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사실 저는 로테르담에서 매일 아침 실업자들이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보곤 했고요. 상당히 대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경기가 안 좋으면 도서관 이용자가 늘어나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매일 산에만 갈 수는 없지 않나요? 사람들에게 자립 혹은 다른 삶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서관은 진정한 의미의 복지기관입니다. 소란을 피운다고 쫓아만 낼 일이 아니죠. 예전에 저희 도서관에 자주 오시는 분 중에 돌아가면서 사서들에게 소송을 거는 정신질환을 앓는 분이 계셨어요. 같이 물을 마시면서 손잡고 인사 드렸더니, 나중에 ‘사죄의 글’을 남겨두고 가셨더라고요. 사실 도서관에서 소란을 피우는 분들에게 이런 공공기관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 관장님의 도서관 철학이 공간에도 반영이 되었나요?
“창가에 둘러서 좌석을 배치한 것도 그 예라고 생각해요. 강변 커피전문점에 간다고 보세요. 얼마나 많은 돈을 줘야 이런 경관을 향유할 수 있나요?”
“도서관이 우리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마을의 자랑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와서 부담 없이 와서 놀아야 하고요. 모두가 맨날 가고 싶은 곳이 되어야 주민과 주민 사이를 연결할 수 있죠.”
[한국 도서관 기행] 두 번째 '광진구 정보화도서관'편은 이것으로 완결입니다. (처음엔 5편으로 하려고 했는데 4편으로 조절했습니다. ^^) 다음은 어떤 도서관 이야기로 이어질까요? 기대해 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추천하고 싶은 도서관도 소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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