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정연해서 감동적인, 잘 쓴 ‘주장하는 글’에 대하여
논리정연해서 감동적인, 잘 쓴 ‘주장하는 글’에 대하여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바로는 소설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계 구성을 가진다고 했다. 반면 논술문, 그러니까 ‘주장하는 글’은 서론, 본론, 결론의 3단계만 가진다. 소설은 저 5단계만 봐도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드는 데 반해, 논술문의 구성은 구성만 봐도 어쩐지 지루해 보인다. 말을 꺼내고, 할 말을 하고, 그다음엔 마무리를 한다는 것 아닌가. 이 얼마나 건조한지. 이런 구조로는, 무려 5단계의 다채로운 구성을 가진 소설의 재미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하지만 여러 가지 ‘주장하는 책’들을 만들다 보면, 잘 쓴 주장하는 글이야말로, 문학처럼 발단과 전개를 거쳐 위기와 절정에 이르렀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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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에 매달려오는 ‘인간미’ 한 조각
이메일에 매달려오는 ‘인간미’ 한 조각 편집자 일의 3할쯤은 이메일 쓰기와 이메일 받기다. 특히 나처럼 전화 통화를 부끄러워하는 소심한 편집자는 이메일 활용도를 업무의 5할까지 끌어 올리려는 무리한 시도를 할 때도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다 보면, 이메일 끝에 매달려오는, 간단한 메시지들을 보는 재미가 은근 쏠쏠하다. 대개는 온라인 명함을 디폴트로 정해 두지만, 때로 시 한 구절이나, 멋진 책 속 인용구들을 적어두어, 기계를 매개로 연결된 건조한 인간관계에 ‘인간미’ 한 조각을 보내오는 다정한 사람도 있다. 오늘도 그런 이메일을 하나 받았는데, 인간미에, ‘광대한 스케일’까지 겸비한, 한마디로 멋진 인용구가 매달려 있었다. 첫째, 남에게 친절하고 도움 주기를 흐르는 물처럼 하라. 둘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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