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간 기념 강연회 첫 번째 ~ 음악과 시와 철학 : 호흡하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기 (5/24, 정독도서관)
- 출간 기념 강연회 두 번째 ~ 철학과 시의 만남 : 지나간 시절을 되찾기 (5/31, 숨도 카페)
- 얼굴이란 무엇인가? (5/30, 대치도서관)
드디어 <철학 연습> 출간 기념 강연회의 마지막 시간, "철학과 무용의 만남 : 신체의 비밀을 찾아서" 강연이 6/2(목), 상수동 이리카페에서 있었습니다.
오늘 <철학 연습> 강연의 주제는 "철학과 무용의 만남 : 신체의 비밀을 찾아서" 입니다. 이 자리를 위해 안무가 이나현 선생님이 자리를 함께 해 주시고, 멋진 즉흥춤을 보여주셨습니다.
음악이 없이 춤이 시작되었고, 어느덧 음악이 나오는가 싶더니 다시 고요한 가운데 춤이 이어졌습니다. 모두 숨죽이고 지켜봤던 공연이었습니다. 강연 마치고 질답 시간에, 공연 중 음악이 없는 상태가 있었는데 왜인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 이나현 선생님은 "조용한 상태를 사람이 오래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공연 중 '무음' 상태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음악'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답니다.
이나현 선생님의 즉흥춤 공연이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강연의 시작입니다. 사회는 1회 강연 때처럼 김지녀 시인이 맡아주셨습니다.
신체의 비밀을 찾아서
―무용수의 눈과 몸의 문제들
『철학연습』(반비, 2011)이 다루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신체의 문제입니다. 현대철학이 그 중요성을 발견하고 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신체이지요. 『철학연습』에 나오는 메를로-퐁티, 레비나스, 들뢰즈 등의 사상의 주요 부분에 몸에 대한 명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독창적으로 신체에 대한 사유를 전개해 왔습니다. 주관과 객관 이전적인 원초적 ‘살’로서의 존재(메를로-퐁티), 리듬의 자동성(레비나스), 기관 없는 신체 또는 알(들뢰즈) 등등이 신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개념들이지요.
오늘 저녁엔 안무가 이나현과 함께 신체의 문제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몸은 늘 미리 정해진 생활 방식 속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어떤 기능에 복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날의 피상적인 용도성 속에서 신체의 원초적인 모습이 사라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모든 용도성으로부터 떠나 있는 신체 자체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걸까요? 신체를 쟁기나 다른 연장, 또는 인사하거나 악수하는 기계처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신체 자체인 한에서 사용하는 사람이 신체 자체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이 바로 무용가라고 생각합니다. 신체를 신체 자체로서 사용하는 사람.
먼저 우리는 오늘 저녁 이나현의 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나현과 저는 종종 춤과 철학을 한 무대에서 사유해 보는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나현은 제가 어떤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왔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녀의 춤의 생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철학은 춤의 대본이 아니며, 무용수는 철학적 개념의 개입 때문에 자신의 자유를 침해받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춤은 이미 존재하는 이론을 청사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저녁 우리는 춤을 보면서 비로소 신체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춤이 신체의 숨겨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래 우리가 춤과 더불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몇 가지 구절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곳으로 떠나는 사유는 앞에 펼쳐진 물살이 거세서, 징검다리가 되어줄 디딤돌 몇 개를 늘 가지고 싶어 하니까요.
<철학 연습> 출간 기념 강연회를 위해 벨기에에서 한국까지 오신, 짧은 기간 동안 시차 적응 기간도 없이 4개의 주제로 4번의 강연을 해 주신 서동욱 선생님과, 같이 해 주셨던 모든 게스트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늦은 시간에 강연회에 참석하셔서 '철학'이라는 것을 실생활과 유리된 것이 아닌 실제 삶에 부딪치는 주제로 소화하신 모든 참석자분들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참, 혹시 강연회 세 번 모두 참석하신 분 계신가요? 두 번 참석하신 분들은 제가 몇 분 뵌 것 같습니다만. ^^ 강연회 참석하셨던 분들, 후기를 인터넷 서점이나 반비 블로그에 트랙백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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