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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쉬고 있는 이야기/[연재] 도서관 기행 (完)

한국 도서관 기행 (5) ~ 국립 디지털도서관 ②

(0) 한국 도서관 기행 연재 예고 
(1) 이진아 도서관 
(2) 광진구 정보화 도서관 
(3) 여행자의 도서관 - 제주도 달리 도서관 
(4)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 도서관 그리고 나이 먹기 (aging)
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국립 디지털도서관'입니다. 국립 디지털도서관 편은 4회에 걸쳐서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지난 포스팅은 [도서관 기행] 카테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도서관 기행 (5) ~ 국립 디지털도서관 ①편에 이어서...


국립 디지털도서관 ②

by 강예린 & 이치훈 

독서문화의 진화와 도서관 형식의 변화.

온라인으로 책을 다운 받아볼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책거래가 온라인 북샾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거나 모든 도서관이 서고를 없애고 서버를 확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 북스프로젝트나 디지털 도서관의 등장은 변화된 독서문화에 따라서 도서관의 형식도 진화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줄 뿐이다.

 

책과 독서의 역사를 돌아보면, 인쇄술이 발명되고 책이 대중에게 보급되기 전에는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책을 `듣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낭독하면 그 소리를 듣는 것이 책을 읽는 행위였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책을 소유할 권리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고, 소위개인적인 독서는 인쇄술 이후에 책이 대중화되면서 나타난 근대적인 독서의 형식이다. 그래서 책을 문이 달린 서고에 사슬로 묶어 두고 제한된 계층만이 열어볼 수 있게 하기도 하였다. 책과 지식의 보급은 매체 발전의 역사와 맞물려있고 종교 혹은 정치적인 계급사회의 해체와 같이 대중이 모두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는 변화의 모습 그 자체이다. 그런 만큼 디지털 세상에서 변화된 매체환경으로부터 아무도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마 디지털 도서관의 가장 큰 존재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꼭 디지털 도서관이 세상의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소장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변화된 매체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베이스 캠프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도서관과 나는 하나다.

변화된 매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형식에 맞게 우리의 몸을 적응시켜야 한다. 우선세계최고의 IT 강국답게 압도적인 시설과 규모 앞에 긴장해야 한다. 도서관의 입구는 지상 오층 정도의 높이로 날아갈 듯한 지붕아래 주변의 모든 환경을 거울처럼 비추는 커튼월로 싸여있다. 건축이 유치한 상징이나 용도를 암시하는 직설적인 언어로만 포장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 첨단의 외양은 오히려 약간의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곳이 새로운 미디어의 아카이브임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무인 발급기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일일 이용증을 받는다발급받은 이용증을 가방 보관소에 비치된 모니터에 가져다 대고 원하는 번호를 지정하면 “라커를 꼭 닫아달라”는 안내 목소리와 함께 지정된 라커가 자동으로 열린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가방에 필요한 것들을 챙겨 담는다. 그러다 혹시나 해서 가져갔던 책을 끼워 넣는다. 또 좌석예약 터치 스크린 앞에서 디지털 열람실 자리를 예약하고 지하철 개찰구 같은 보안대를 통과한다. 예약된 번호의 책상에 앉아 도서관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용증을 발급받았던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로그인하면 PC가 활성화된다. 잠시 외출을 할 때는 사용하던 PC를 자리비움으로 설정하고 외출승인 데스크에 이용증을 인식시킨 후 다시 보안대를 나가면 된다.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다 보면 내가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로그인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로그인발급인식예약통과다시 로그인

서고에서 책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길을 헤메는 즐거움은 없지만,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포인트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것이 공간을 경험하는 이색적인 재미가 있다. 모두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녹색의 투명한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롤플레잉 게임의 캐릭터 같기도 하다. 디지털 도서관에서는 책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니, 오가는 사람들의 이동은 한결 가볍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내 몸의 이동경로를 열고 닫고 하면서 공간을 누비는 재미가 소소하다.


③편에서 계속됩니다.  




반비 블로그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도서관 기행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도서관 산책자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인터넷 서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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