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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저자와 함께!

『펭귄과 리바이어던』, 요차이 벤클러 인터뷰 (2/3)


지난 10월 19일(토) 중앙일보에 게재됐던 요차이 벤클러의 인터뷰는 지면의 제약으로 간략하게 소개되었습니다만, 반비 블로그에서는 인터뷰 전문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 1회 보기(클릭)


인터뷰이 : 이효석

이효석 박사는 KAIST 물리학과에서 학부, 석사, 박사를 받았다. ETRI 에서 근무했으며 2008년부터 하버드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밟고 있다.

2권의 공저 『엑소더스 코리아(2006)』, 『하버드는 공부벌레 원하지 않는다』(2011) 가 있으며 외 신번역 사이트 www.newspeppermint.com 을 운영하고 있다.






2.

질문: 이 책에서도 조금 언급된 니콜라스 카와의 내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2006년 당신은 전작에서 대중의 협력과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 자료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것보다 뛰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미래학자 니콜라스 카는 결국은 뛰어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수익을 얻게 될 것이며 여기에서도 시장의 힘이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결국 어떤 사이트들이 더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를 보자고 말했었다.

쟁점은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위키피디아페이스북유튜브 등을 어떻게 보느냐일 것이다. 당신의 주변 사람들은 이 내기를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벤클러:(smile) 첫 번째 내기(2006) 이후 예정대로 5년 뒤, 우리는 두 번째 논쟁을 벌였다. 나는 이때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를 보자고 말했다. 아마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는 이메일이나 검색엔진일 것이다. 이 두 사이트는 우리가 말한 그런 곳은 아니다. 그 다음 사이트들이 위키피디아, 페이스북, 유튜브 들이다.

카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사람들이 그런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은 그 사이트들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결국 보수를 받고 생산된, 뛰어난 콘텐츠를 가진 사이트가 가장 성공적인 사이트가 될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뛰어난 유료 콘텐츠를 가진 좋은 사이트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방문객 순위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질문: 결국 이 책은 왜 인간이 협력적인지, 또 어떤 조건에서 협력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협력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여러 가지 협력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을 수 있는가?


벤클러: 나는 협력을 이끄는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본능은 상호성(reciprocity)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상호성을 강력하게 원한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에서 보여졌다. 이 책이 나온 뒤, 나와 나의 동료들은 위키피디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위키피디아에 큰 기여를 한 이들이 동시에 상호성과 공평성(fairness)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상호성은 곧 공평성의 한 종류라고 말할 수 있다.


질문: 당신은 3장에서 사회적 학습(Social Influence), 곧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로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배우며, 우리가 협력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한편으로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를 의미한다고 생각되며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후쿠야마는 한 국가 내 구성원들이 가진 사회적 신뢰도의 차이가 곧 그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음을 말했는데, 당신의 주장과 연결된다고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클러: 트러스트에 대한 연구는 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트러스트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것은 한 사회 전체의 상태를 일컫기도 하고, 또 개인 간의 특별한 관계를 말하기도 한다. 후쿠야마의 것을 비롯한 1세대의 연구자들이 이 트러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그 뒤 15년 동안 우리는 트러스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무엇이 트러스트를 가능하게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연구했다고 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우리는 같은 지적 흐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질문: 국가 간에 차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후쿠야마의 의견처럼, 선진국이 후진국보다, 서구가 비서구보다 협력적인 사회를 더 잘 만들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클러: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적 신뢰도를 국가별로 비교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몇몇 연구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은 국가에서 개인 간 신뢰 역시 높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 것을 보인 것은 있다. 그러나 정부의 통제가 매우 약한 사회에서도 부족이나 지역 및 이웃 간 신뢰가 매우 강한 경우도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외부인(stranger)들과 신뢰를 통해 공공의 가치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가 역시 높은 정도의 협력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사회적 신뢰가 발전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질문: 당신은 이 책에서 위키피디아를 협력 시스템의 성공적인 예로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 물론 위키가 놀라운 결과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매년 연말에는 기부를 호소하는 지미 웨일즈(Jimmy Wales)의 모습을 배너나 전면 광고에서 볼 수 있다. 사실 이들이 다른 인터넷 기업에 비해 재정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한편, 사회적 서비스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광고나 기부 유료 회원 등의 방법이 있고, 많은 상업서비스들은 광고를 수익 모델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협력 시스템과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클러: 위키피디아가 광고를 하지 않고,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자원자들의 봉사에 의해 만들어진 사이트이며 시장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기부는 그런 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는 모든 협력 시스템이 광고를 수익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광고가 기업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염려도 일리는 있다.

나는 협력 시스템이 어떻게 수익화를 하는가는, 그 협력시스템이 얼마나 쉽게 협력이 가능하며, 얼마나 통제가 분산되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가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또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질문: 많은 사람들이 출판이나 음악과 같은 문화 산업의 위기를 말한다. 이런 산업들이 ‘협력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벤클러: 기존의 문화 산업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문화 상품이 생산되는 방식이 바뀌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 시장을 없애다시피 했고, 플리커(Flickr)는 사진 시장의 규모를 급격하게 줄였다.

음악의 경우, 생산 비용이 낮아졌고 이는 새로운 음악가들에게는 이익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함께 앨범을 만들기도 하며 온라인으로 기부를 받기도 한다. 즉, 기존의 음반사와 무관하게 직접 팬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최근의 조사 결과는 7년 전에 비해, 자신을 예술가로 칭하는 사람들의 수도 증가했으며, 이들의 평균 소득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큰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리기는 더 쉬워졌다.




다음 편 - 『펭귄과 리바이어던』, 요차이 벤클러 인터뷰 (3/3) 보기






펭귄과 리바이어던

  :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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