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소개팅 - 위대한 탄생 Top5에게 주선하는 소개팅 (1)
백청강 편
백청강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화가가 있다. 백청강의 아련하고도 처연한 음색, 소수민족이라는 이중적인 정체성, 곱지만은 않은 얼굴에 떠오르는 천진한 소년의 미소가 꼭 그 화가의 책을 생각나게 한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림으로 유명한 호주 화가 숀 탠의 책이다. 숀 탠은 내가 책 일러스트레이터 중에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나와 깊은 인연이 있는 작가다.(숀 탠과 나의 일방적인(?) 인연이 궁금한 사람은 내 개인 블로그에 들어가 숀 탠 관련 글을 보면서 방문자수를 증가시켜 주시면 고맙겠다. 하지만 이 바쁜 세상에 그런 게 궁금한 사람은 없을 것 같으므로 내 블로그 주소는 생략하겠다.)
둘의 예술적 영혼이 꼭 닮아 있어서 나는 능력만 되면 이 둘을 사적으로 꼭 소개시켜주고 싶을 정도다. 이 둘은 일단 만나서 따뜻한 코코아를 홀짝거리며 두어 시간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동시에 “잃어버린 내 영혼의 반쪽을 남반구에서 / 북반구에서 찾았다!”고 외치며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 같다.
하지만 내 능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백청강에게 숀 탠의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다. 숀 탠의 모든 책을 권하고 싶지만 꼭 한 권만 먼저 골라야 한다면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을 고르겠다. 이 책은 어린이책이면서 어른이 읽어도 좋을 만큼 문학성이 뛰어나다. 백청강처럼 여유롭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청년들은 어른이 되어서라도 좋은 어린이책을 한두 권쯤 읽어볼 필요가 있다. 나중에라도 읽으면 마음속 한구석에서 울고 있는, 언젠가 상처받은 ‘어린 나’를 치유할 수 있다. 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그 장면을 꼭 백청강에게 보여주고 싶다. 연변이라는, 정체성의 경계에서 온 백청강은 꼭 에릭처럼 때로 그 이질성 때문에 삐걱거리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 뒤돌아보면 그가 있던 자리는 그렇게 오랫동안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그런 위로를, 그런 용기를 백청강에게 전하고 싶다.
하지만 이 시집을 권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나는 서정적이면서도 강인한 투팍의 시집이 백청강의 짐승남로서의 본능을 일깨워 주리라 믿는다. 천진한 미소가 백청강의 매력포인트이기는 하지만 백청강은 초식남과 짐승남의 가능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남자다. 아이돌 미션에서 보여주었던 그 강렬한 카리스마를 담금질할 책으로 나는 주저 없이 이 시집을 골랐다.
시라서 일단 짧으니 한국말이 아직 서툰 백청강이 읽기에 수월할 것이다. 또 거리에서 쓴 시답게 어려운 단어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이 작품의 완성도를 무시하면 안 된다. 미쿡의 유명한 대학교에서 교재로 쓰기도 한다니,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이 대학들의 명성에 기대기로 하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책을 추천하시겠어요? 덧글 남겨주세요. ^^
다음 편은 '데이비드 오'편! 과연 데이비드 오에게 추천하는 책들은 어떤 책들일지?
(2) 데이비드 오 편 보기 / (3) 이태권 편 보기
* 백청강 사진 출처 : 백청강 미투데이 http://me2day.net/100chungkang
'완결, 쉬고 있는 이야기 > 에디터김의 워킹데이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탄생 Top5에게 주선하는 책 소개팅 (5) ~ 손진영 편 (0) | 2011.05.03 |
---|---|
위대한 탄생 Top5에게 주선하는 책 소개팅 (4) ~ 셰인 편 (0) | 2011.05.03 |
위대한 탄생 Top5에게 주선하는 책 소개팅 (3) ~ 이태권 편 (0) | 2011.05.02 |
위대한 탄생 Top5에게 주선하는 책 소개팅 (2) ~ 데이비드 오 편 (0) | 2011.05.02 |
이 책과 소개팅 하실래요? (2) | 2011.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