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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쉬고 있는 이야기/[연재] 도서관 기행 (完)

한국 도서관 기행 (4)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②


한국 도서관 기행 연재 예고 / (1) 이진아 도서관 / (2) 광진구 정보화 도서관 / (3) 여행자의 도서관 - 제주도 달리 도서관 편에 이어 네 번째로 소개하는 도서관은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입니다.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편은 여섯 편에 걸쳐서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지난 포스팅은 [도서관 기행] 카테고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 도서관 그리고 나이 먹기 (aging) ①편에 이어서...
 

by 강예린 & 이치훈


도서관 입지의 지정학


부산시민도서관1)은 몇몇 장소를 거쳐 왔으며, 그 경로는 크게 해안에서 내륙으로의 이동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식민통치의 경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었겠지만, 또 한 편으로는 새로운 시민의 장소로 도시 안에 있는 산을 공원화하는 경향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  

식민통치를 경험한 나라들은 보통 해안을 지배의 공간으로 기억한다. 제국의 시대는 항해의 시대에 이루어진 발견이 폭력으로 이어진 것이고, 이 폭력적 수탈은 배가 선박할 수 있는 해안을 중심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수도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내륙의 브라질리아로 이전한 것도 식민지의 기억을 덮어 버리기 위해서였다.

부산시민도서관은 해안가인 일본의 조계지(租界地)에서 시작해서 해방 후 내륙의 중심 공간으로 이주하며, 새로운 장소와 기억을 만들고자 하였다.

부산시민도서관의 모체는 일본상인들의 모임인 홍도회 부산지부에 설립한 서재를 확장해서 용두산 공원에 새로 지은 ‘부산부립도서관’이다. 재한일본인을 주 대상으로 하고, 일본책과 약간의 외서만을 볼 수 있었다.

해방되자마자 부산부립도서관은 부산교육위원회에 넘겨져, 한국에 있는 도서관이 아닌 한국 사람을 위한 도서관으로 거듭나려 했다. 그 첫째로 한 일이 이사 가는 것이었다.

식민주의 경험을 상기시키는 장소와 거리를 두고 더 내륙인 동광동으로, 또 더 중심지인 부전동으로 계속 이전하였다. 

지금의 부산시민도서관은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성지곡의 산자락에 있다. 서울의 남산도서관도, 상대적으로 중심에 가까운 남대문 도서관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남산으로 올라간 역사가 있다. 이용자들의 동선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입지는 아니다. 아마도 일본의 지배를 상징하던 산이라는 공간을 시민 공원으로 만들어 다시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리려 했던 경향이 반영된 게 아닐까? 일제시대 최초의 근대적인 상수 시설이었던 성지곡과, 신사가 지어졌던 남산에는 도서관, 식물원, 과학관, 놀이공원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안 좋았던 과거를 현재에 열심히 변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공원에 맞 닿아있는 새로운 도서관은 누구를 위한 도서관인지를 강조하기 위해 부산‘시민’도서관으로 부르고 있는 것만 같다.



1) 정식명칭은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이지만, 줄여서 부산시민도서관으로 부른다.


③편에서 이어집니다. :-)




반비 블로그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도서관 기행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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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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