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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책

탈핵 학교 : 밥상의 안전부터 에너지 대안까지 방사능 시대에 알아야 할 모든 것



탈핵학교


밥상의 안전부터 에너지 대안까지 방사능 시대에 알아야 할 모든 것 



어떻게 방사능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방사능 시대에 밥상과 생명을 지키는 법!

 

이 책에는 핵발전과 방사능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의학적, 공학적, 역사적, 사회적, 윤리적, 종교적 관점에서, 즉 종합적인 관점에서 핵발전을 조명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핵발전에 대한 거의 모든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담긴 책이라 할 수 있다.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식탁을 차리고 싶은 주부부터 건강검진에서 방사능을 쪼일까 염려하는 직장인, 핵발전과 관계된 회사나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태양광발전을 시도해보고 싶은 시민,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핵발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하는 신앙인 등 시민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고루 담겨 있다.



밥상까지 오염된 방사능 시대,

평범한 시민들이 알아야 할 핵발전과 방사능의 모든 것!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에 대한 공포와 불안은 이제 시민들의 일상까지 파고들었다. 방사능 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임시 휴교를 단행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일본산 방사능 오염 수산물에 대한 불안 때문에 생활협동조합의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방사성 세슘이 든 일본 수산물이 계속 국내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불안은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꼼짝없이 방사능 시대를 살아야 하는 불안한 시민들을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나섰다. 핵발전과 방사능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그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데에 생각을 모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부터 탈핵 학교라는 이름으로 시민 대상 강의를 활발하게 해왔다. 올해에만 벌써 7번째 학교가 열릴 정도로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 책은 그 열띤 강의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강의만을 추려 모은 것이다.

의사부터 과학자, 법학자, 에너지 전문가, 성직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저자들은 핵발전과 방사능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을 망라하고 있다.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방사능 상식들부터 이 방사능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정치적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상이 온통 방사능으로 둘러싸인 오늘날, 방사능에 대한 지식은 현대인의 필수 교양이 되었다. 방사능과 핵발전에 관해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교과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이다.

 

보통의 시민들을 위해 쓰인, 가장 쉽고 친절한 방사능 교과서!

 

핵발전소 사고는 일단 한 번 일어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미친다. 그 영향 역시 아주 치명적이다. 게다가 이미 옆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만으로도 방사능은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핵발전과 방사능 문제는 결코 시민 일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더 이상 과학적, 기술적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저자들은 핵발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와 공감을 높이고자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애초에 시민 대상의 강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핵발전과 방사능 문제가 더 이상 전문가들의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저자들의 절박한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단순히 기술적 용어를 풀어쓰는 일뿐만 아니라, 보통의 시민들에게 방사능과 관련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 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을 제시하고자 했다. 건강검진에서 쏘이는 병원 방사능은 얼마나 위험한지, 일본산 농수산물에는 얼마나 방사능이 함유되어 있는지, 정부의 안전 기준치는 신뢰할 만한지,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정말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전기 요금에는 어떤 문제가 있으며 가정용 태양광발전기는 얼마나 소용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바로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또한 저자들은 핵발전에 대한 거의 모든 분야의 관점과 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밥상의 안전을 확보함은 물론 핵발전의 위험성 및 국내 에너지 정책의 방향 등 핵발전과 방사능 관련 이슈에 대해서까지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명확한 관점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의학부터 종교까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 12인이 전하는 방사능 이야기!

 

다양한 분야에서 온 저자들은 핵발전이 가진 거의 모든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우선 1부에서는 시민들의 일상과 매우 밀접한 주제들을 상세히 다루면서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과 궁금증들을 해소해준다.

한림대 의대의 주영수 교수는 최신 연구 결과를 종합해, 방사능 피폭량은 암 발생 확률과 직선적으로 비례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기준치 이하이므로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은 옳지 않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건강검진에서 쏘이는 적지 않은 양의 병원 방사선이다. 특히 CT 촬영의 경우, 자칫 핵발전소 종사자의 안전 기준만큼이나 많은 방사능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건강검진이 직장인의 필수 상식이자, 대표적인 효도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시대에 건강검진이 암의 조기 발견을 통해 생존율을 높였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폭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은 건강검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를 촉구한다.


그런데 참으로 허탈한 점은 이러한 건강검진을 통해 무증상 상태의 암이 발견되어 치료받았을 때의 생존율과, 검진을 안 받고 몇 주 혹은 몇 달 후에 암 관련 증상이 나타나서 환자의 자각에 의해 병원을 찾아가 이를 치료했을 때의 생존율이 실제로는 거의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건강검진 항목들이 암의 조기 발견을 통해 생존율을 높인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못합니다. 가장 흔히 시행하는 위 내시경 검사조차 이를 통해 위암이 조기 발견되어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근거가 아직 없습니다.(35)

 

동국대 의대의 김익중 교수는 먹거리 문제에 집중한다. 음식은 가장 핵심적인 피폭 경로이기 때문이다. 직접 구입한 방사능 측정기로 국내의 거의 모든 농수산물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국내산 농산물은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을 제외하면) 아직 안전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안전 기준치가 매우 비현실적이어서 위험한 일본산 수산물들이 그대로 국내에 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명태, 대구, 고등어가 그대로 유통되고 있어 큰 문제이다. 김익중 교수는 일본산 수산물들의 안전 기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할 것을 촉구하면서, 먹거리 안전을 확보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탈핵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지금 기준치인 100Bq/kg을 넘은 일본 수산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이 기준치 때문에 통과 시키지 않은 일본산 수산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이건 경부고속도로의 속도 제한이 시속 1000km로 되어 있는 것과 같아요. 도저히 위반할 수 없는 기준이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피폭량을 줄이는데 정부의 기준치가 한 번도 제 역할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반만 년 역사에 한 번도 발견되어 본 적이 없는 숫자를 기준치로 두고는 그 이하는 모두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67)

 

저는 앞으로 300년간 계속 고등어를 안 먹을 거예요. 하지만 전 국민이 이렇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명태, 고등어, 대구는 우리 국민이 제일 좋아하고 제일 많이 먹는 생선이에요. 특히 명태는 황태, 동태, 생태, 노가리, 북어, 코다리 등 그 별명이 굉장히 많아요.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뜻이지요. 이런 생선들이 지금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로 측정되어서 국내에 그대로 유통되고 있어요.(60)

 

에너지정의행동의 이헌석 대표는 우리 핵발전소들이 정말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발전소의 구조를 먼저 설명한 뒤 고리와 울진 발전소 등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 중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상세 내용을 풀어 설명한다. 우리 발전소들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고 또 그중 많은 사고들이 은폐되고 있다. 이헌석 대표는 발전소 사고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체르노빌 사고의 과정도 요약적으로 설명한다.

 

이 폭발로 현장에서 2명이 즉사합니다. 이후 발전소에는 화재가 발생하게 되는데, 59일에야 완전히 진화됩니다. 이 두 주 동안 소방관들의 피해가 컸습니다. 초기 한 달간 사망한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대부분 너무나 높은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급성방사선증후군에 걸린 이들이었습니다. 특히 사고 당일 사망한 노동자의 경우, 시신이 방사선 준위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아직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체르노빌 사고일이 되면 가족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담 밑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94)

 

후쿠시마에서 온 후쿠시마 네트워크의 간사 요시노 히로유키는 사고 이후 계속 후쿠시마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소식을 전해준다. 후쿠시마 아이들은 말 그대로 유년 시절을 빼앗긴 채 살고 있다. 걸어 다니기만 해도 피폭되는 환경 탓에 어린아이들이 산책조차 마음껏 나갈 수 없어 성장이 지체되고 비만이 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최근 조사 결과 후쿠시마 아이들 사이에서 갑상선암 발생률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후쿠시마 현 어린이의 절반에 해당되는 17만 명을 대상으로 갑상선암 조사를 했는데, 그중 43명에게서 암이 발견된 것입니다. 갑상선암은 사실 후쿠시마 사고 이전까지는 100만 명 중에 한두 명 나올까 말까 했던 병입니다.(119~120)

 

2부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토록 위험한 방사능을 만들어낸 핵발전소에 대한 문제제기로 주제를 확장한다. 어떻게 지구에 이렇게 방사능이 많아졌는지, 핵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동시에, 오늘날 핵발전이 가진 과학적, 경제적, 법적, 윤리적 문제들을 깊이 고찰한다. 그리고 왜 탈핵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의 최무영 교수는 우선 잘못된 용어부터 바로잡는다. 핵발전은 원자력이 아니라 핵에너지를 이용하는 발전이므로 원자력발전이라는 용어는 타당하지 않다. 이어서 핵에너지가 매우 부자연스러운 에너지임을 강조한다. 지구상의 다른 모든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에서 오는데 오직 핵에너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핵발전의 안정성, 경제성, 지속 가능성을 모두 검토한 최무영 교수는 아주 단호하게 정의한다. 핵발전은 악마의 발명품이자 판도라의 상자이다.

 

지금 핀란드에서는 가장 안정된 지층의 암반을 지하에 500m 이상 뚫어서 거기에 저장하고 밀봉하려고 하는데, 그 암반이 아무리 안정되어 있다고 해도 10만 년 동안 지각변동이 안 생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각변동이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파국이 될 수 있겠지요.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그 입구를 어떻게 표시할까요?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불과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는데도 그것에 대해 잘 모르지 않습니까? 상형문자를 어느 정도 해독하는 수준이지요. 그런데 10만 년 후의 후손들이 과연 지금의 문자를 해독할 수 있을까요? 혹시 그걸 잘못 이해해서 무언가 귀중한 것으로 오인하면 입구를 열고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154~155)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이계수 교수는 핵발전이 가진 인권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한 뒤, 탈핵 사회를 만드는 데에 법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여러 가지 법률 투쟁이 가능한데, 소송은 그중 가장 효과적이다. 설사 패소하더라도, 소송 기간 동안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시민 사회에서 논의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송은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이 사고를 막는 데에 조금도 기여하지 못한 일본의 법원과 판사들에 대한 비난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우리도 법원과 판사의 변화가 시급하다.

양기석 천주교 신부는 아주 단호하게 핵은 신앙인이 구원을 받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핵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물질이자, 하느님이 만드신 세상을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주교 사회 교리의 원칙들에 어떻게 핵이 위배되는지 조목조목 비판한 양기석 신부는 종교인이 핵에 대해 갖는 입장을 명확히 보여준다.

원폭2세환우회의 한정순 회장은 히로시마 원폭 2세로 태어나 평생 질병에 시달려온 인생을 덤덤하게 술회한다. 평생 원인 모를 병에 시달려온 그의 인생은 그 자체로 원폭 피해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평균적인 한국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던 당시에, 무려 7만 명의 한국인이 피폭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 회장의 이야기는 그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일깨운다.

 

원폭의 고통은 우리 남매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 큰아들은 뇌성마비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지금 서른한 살인 아이는 늘 누워 있어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나무토막같이 굳어버린 아들의 몸을 보면서 피눈물을 흘리는 어미의 심정을 누가 알아줄까요.(212)

 

3부에서는 어떻게 에너지를 절약하고 핵발전에 의존하지 않는 탈핵 사회를 만들어갈지에 그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한다. 그에 필요한 윤리적, 제도적 차원의 준비물들을 꼼꼼히 논의하면서 그 실현 가능성까지 살펴본다.

<녹색평론>의 김종철 발행인은 탈핵 사회를 만드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이 윤리와 상상력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상상력은 타인의 마음을 읽고 남의 내면에 들어가는 능력인데, 이 상상력이 바로 윤리의 출발점이다. 핵발전은 기본적으로 약자를 희생시키는 희생의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윤리 의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런 트루먼이 퇴임 후 75세 생일을 맞아 열린 연회에서 어느 기자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평생 후회되는 일은 없습니까?” 물론 의례적인 질문이지만, 그 기자는 트루먼이 역사상 유일하게 원폭 투하를 결정한 정치 지도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그 질문을 했을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도 트루먼은 옆에 있는 부인을 가리키며 내가 결혼을 좀 더 일찍 못한 것이 유일하게 후회되는 일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트루먼의 머릿속에서 히로시마는 아주 사소한 문제였던 것이지요. 트루먼의 그 내면 심리를 한 번 보십시오. 거기에는 상상력도, 윤리 의식도 전혀 없습니다.(264)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윤순진 교수는 우리나라 핵발전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면서 현재 핵발전과 이해관계로 얽힌 사람과 조직이 전국에 얼마나 포진하고 있는지 제시한다. 이렇게 한 번 형성된 기술체계는 핵발전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관성을 만든다. 시민사회의 자각과 시민운동은 이 관성을 제어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김정욱 명예 교수는 기후변화라는 심각한 환경 위기를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그것을 통해 핵발전은 결코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오직 재생가능에너지만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그것이 향후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자, 일자리 창출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덴마크와 독일의 사례로 설득한다.

녹색당의 이유진 공동정책위원장은 가장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으로 실제로 전력 사용을 줄이고 도시 곳곳에서 에너지를 수확했다. 서울시의 사례는 도시에서도 충분히 에너지 절약과 수확이 가능함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원거리 송전 방식은 현실적으로 더 이상 가능하지도, 유효하지도 않다. 지자체 차원에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 세대를 희생으로 삼는 발전에 대한 엄중한 경고!


방사능의 가장 큰 문제는 당대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핵폐기물은 근본적으로 당대에 처리를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10만 년 이상 격리해야 하는데 아직 인류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또한 방사능은 후쿠시마의 사례에서 보듯 바다와 땅을 오염시켜 대대손손 암과 유전병을 야기한다. 핵발전은 지금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미래 세대의 희생을 담보로 한 발전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방사능이 어린아이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점이다. 방사능은 어린아이, 특히 어린 여자아이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방사능 노출량은 정확히 암 발생 확률과 비례하는데, 특히 세포분열이 빠른 아이들은 성인의 1/20만 쪼여도 동일한 위험에 노출된다. 또한 방사능으로 오염된 농수산물이 유통되면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미친다. 실제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10년에 일본 어린이들 사이에서 백혈병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는 상태이다. 저자들은 곳곳에서 방사능이 다음 세대에 미치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주요하게 고발하면서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암은 남녀 차별을 확실하게 합니다. 왜 그런지는 아직까지 잘 설명이 안 되고 있지만 방사능이 여자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방사능 피폭자가 많아지면 암 중에서도 여성 갑상선암이 제일 많이 증가합니다. 그다음이 유방암이고요. 또 방사능은 어린이를 공격해요. 어린이가 어른보다 방사능에 더 민감하다는 건 다들 아실 텐데요, 대략 몇 배나 민감할까요? 무려 20배입니다. 한 살 미만의 어린이는 서른 살의 성인보다 20배 더 민감해요.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어른의 1/20만 먹어도 같은 효과가 나온다는 이야기이지요.(52~53)

 

헬렌 칼디콧은 원래 오스트레일리아의 소아과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부터 진료소에 오는 어린이들이 한창 건강해야 할 나이에 병을 많이 앓는다는 사실, 특히 백혈병에 걸린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매우 의아하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남태평양에서 프랑스가 계속해왔던 대기 중 핵실험의 영향이라고 직감했습니다.(236)



본문 속으로

 

이 보고서는 방사선의 건강 효과와 관련된, 현존하는 최종의 보고서입니다. 이 분야의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낸 결론이고, 현재로서는 이보다 새로운 결론은 없습니다. 방사선량이 어느 정도 누적된 이후(역치를 경과한 이후)에 암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노출되는 방사선이 있다면 어떤 선량으로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즉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0일 때만 암 발생 확률도 0이라는 것이 최종 결론입니다. 방사선량과 암 발생 확률은 직선적으로 비례하는 관계를 가지며 방사선 종류에 따라 기울기에만 차이가 있다는 데에 어떤 이견도 없습니다.(32~33)

 

따라서 이 보고서의 결론은 핵발전소 주변 지역에 사는 여성들에게는 발전소와 관련이 없는 지역에 사는 여성들에서보다 갑상선암이 2.5배 많이 발생한다고 명확히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공식적인 발표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전혀 없었습니다(45)

 

지금 우리나라 땅은 측정 한도치 이하로, 즉 측정을 해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만 오염되어 있어요. 그건 전 세계가 마찬가지예요. 전 세계의 땅이 세슘으로 오염되어 있어요. 물론 0.001Bq/kg가량의 아주 미량이기는 하지요. 그런데 표고버섯은 이것을 엄청나게 많이 농축시킵니다. 우리나라 표고버섯에서는 방사성 세슘이 2~3Bq/kg 정도로 나와요.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은 것이 극히 드물었어요. 표고버섯은 확실하게 위험합니다. 먹으면 안 돼요.(59)


흔히 원자력발전소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 원자력이란 완전히 잘못된 말입니다. 핵에너지는 원자력이 아닙니다. 원자력이란 원자끼리 작용하는 힘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본질적으로 전자기력입니다. 원자의 주위에 전자가 있는데, 이 전자와 원자핵 사이의 힘이 바로 전자기력이지요. 그런데 핵에너지와 관련된 힘은 전자기력이 아니라 핵력, 곧 강상호작용입니다. 원자의 가운데에 있는 원자핵 안에 양성자와 중성자들을 강하게 묶는 힘이 핵력이지요. 다시 강조하면 핵에너지는 원자핵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핵과 원자는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에너지와 힘도 다른 양입니다.(148~149)

 

최근 프랑스에서 만약 자국에서 체르노빌,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나면 피해액이 얼마나 될지 추산했는데, 최대 8000조 원을 얻었습니다. 그 정도 액수라면 프랑스도 견딜 수 없어 파산할 거라고 하지요. 그런데 한국은 인구가 훨씬 더 밀집되어 있어서 비용이 이보다도 많으리라 추정합니다.(169)


집행 정지는 기성 상태를 만들어, 이제 와서 어쩔 것이냐 하는 것을 막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그래서 집행 정지는 핵발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핵발전소 건설 프로세스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면, 이후 정권이 바뀐 뒤에 건설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수월합니다. 그러면 비록 그 소송이 본안에서 패소한다고 하더라도 핵발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188~198)

 

태평양 전쟁 때인 194586일과 8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당시에 70만 명가량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하지요. 그중 10%인 약 7만 명이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해요. 강제 징용으로, 혹은 먹고살 길을 찾아 건너가 있던 사람들이 죽음을 맞은 것이지요.(217)

 

194586,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7명의 삼촌을 비롯해 저희 가족 14명은 히로시마에 살고 있었습니다. 폭심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지요.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하던 그날, 할머니와 삼촌 두 분은 다리와 얼굴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삼촌 한 분은 아예 발뒤꿈치가 날아가 버렸어요. 그 상처는 돌아가실 때까지 평생 아물지 않았습니다. 다 나은 것 같아서 손으로 눌러보면 다시 진물이 나왔어요.(218)

 

원폭 2세 환우들은 일본의 침략 전쟁의 피해자입니다. 일본에 핵무기를 투하한 미국 정부가 저지른 전쟁 범죄의 피해자들입니다. 우리 환우들은 핵폭탄 투하라는,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인류에 대한범죄를 증언하는 증언자들입니다. 원폭이 아니라면 우리가 이렇게 고통받을 이유가 없어요.(235)

 

기후변화에 최소한의 영향력을 미치려면 (원자력발전으로만 전체 에너지의) 20%를 생산해야 하는데 원자력은 지금 6%뿐입니다. 그렇다고 20%를 채우려면 노후된 핵발전소를 다 제거하고 매달 1개씩 40년간 세워야 합니다.”(247)

 

이런 역사를 거쳐 온 결과, 우리나라와 일본은 세계적으로 핵발전소가 많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직전인 2010년에 일본은 핵발전 시설 용량이 세계 3위였고 한국은 6위였어요. 2011년이 되면 한국은 5위로 올라서지요. 핵발전소 수 역시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로 4기가 파손된 것을 제외해도 여전히 50기로 세계 3, 한국은 21기로 5위입니다. 두 나라는 밀집도즉 해당 국가의 단위 면적당 시설 용량을 기준으로 보아도 면적 대비 핵발전 시설이 매우 조밀하게 입지해 있어요. 밀집도에서 한국은 2011년에 벨기에에 이어 2(192.5kW/km²)였고, 일본은 4(127.2kW/km²)였습니다.(283~284)


덴마크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에 힘쓴 결과 지난 35년 동안 에너지 사용이 전혀 늘지 않았어요. 그럼 덴마크가 그동안 원시사회로 되돌아갔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의하면 2012년에 덴마크의 1인당 국민소득이 56202달러에 이르고 있지요. 덴마크는 앞으로 에너지 사용을 2000년 수준의 절반으로 줄이고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계획들은 석유와 우라늄이 2050년대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전략이기도 하지요.(312~313)


통상 핵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데에 3조 원이 드는 것으로 계산합니다. 앞으로 19기를 더 건설하는 데에 총 57조 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러나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 연방에 건설할 핵발전소 4기의 계약 금액이 24조 원이었어요. 이는 1기 건설에 6조 원이 든다는 뜻이니 우리나라에 지을 때도 계획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 가능성이 크지요. 게다가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핵발전소를 건설하느라 300억 달러 이상의 외채를 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또 매년 2조 원가량의 빚이 늘어나고 있어요. 세계핵산업통계보고서 2013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건설 때문에 세계에서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는 나라입니다.(316)


차례 

추천의 글_한홍구

프롤로그_김정욱

 

1. 병원부터 식탁까지, 방사능과 일상의 안전

1. 건강검진이 피폭 위험을 높인다_주영수

2. 방사능의 공포, 먹거리는 문제없나_김익중

3. 우리 발전소 시스템과 그 안전을 둘러싼 논란들_이헌석

4. 그날 이후, 후쿠시마 아이들의 오늘_요시노 히로유키


2. 핵발전의 오해와 진실들

5. 핵에너지와 방사능의 과학적 이해_최무영

6. 법과 인권의 이름으로 핵발전에 반대한다_이계수

7. 핵 기술과 교회의 가르침_양기석

8. 원폭 피해자 2세로 살아간다는 것_한정순

 

3. 에너지와 우리의 미래

9. 탈핵의 윤리와 상상력_김종철

10. 핵발전의 역사와 그 오랜 관성을 깨는 방법_윤순진

11. 기후변화 시대, 그린 에너지만이 해답이다_김정욱

12. 에너지 전환, 왜 지역이 주도해야 할까_이유진



저자

 

김익중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의학과 미생물학을 공부했다. 동국대가 있는 경주에서 방폐장 건설 반대 운동을 해오다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반핵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한 뒤, 국내에서 대표적인 탈핵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의 집행위원장,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국회의 추천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탈핵이 있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 교수.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환경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교수로 재직했다. 산업화 시대였던 1970~80년대에 울산, 온산 공단의 공해 문제부터 최근의 새만금 간척 사업, 4대 강 공사까지, 무분별한 개발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한국의 대표적인 환경학자이다.

 

김종철

녹색평론발행 및 편집인.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은 책으로 간디의 물레, 땅의 옹호,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공역),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등이 있다.

 

요시노 히로유키(吉野裕之

방사능에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후쿠시마 네트워크’(どもたちを放射能から福島ネットワ"[保養班)’ 간사. 일본 후쿠시마 시에서 거주하던 중, 지진 재해와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자 가족들을 피난시키고 혼자 후쿠시마에 남아, 피난 가지 못한 채 후쿠시마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시민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비영리 재해 구호 센터인 샬롬(シャローム)’의 스태프로도 활동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대표. 고려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청년환경센터 대표, 반핵국민행동 사무국장, 국가에너지위원회 사용후핵연료 TF 위원 등으로 일했다. 환경 문제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글을 다양한 매체에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탈핵(공저),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공저)이 있다.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에서 환경에너지정책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총리실 산하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동료평가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양기석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대표. 천주교 수원교구 환경위원장이기도 하다. 19991월에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14년 현재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대리구 사회복음화 국장, 수원교구 환경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원이자 녹색전환연구소 이사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만들어진 탈핵 법률가 모임 해바라기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탈핵을 위한 재판 투쟁과 입법 운동에 힘쓰고 있다.

 

이유진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환경부 중앙환경보전 자문위원, 서울시 시정평가 자문위원, 경기도교육청 환경생태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2011년에 서울시에서 추진한 원전 하나 줄이기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부천시, 순천시, 노원구, 완주군 등에서 지자체 에너지 계획 수립 연구를 진행했고 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지역 에너지에 대한 집필 작업도 활발히 했는데, 지은 책으로 동네에너지가 희망이다, 태양과 바람을 경작하다,전환 도시등이 있다.


주영수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예방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의사회(반핵의사회)’ 학술연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무영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워싱턴대학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등 여러 대학교와 연구소에서 연구했으며, 200여 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해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복잡계, 생명과 사회, 과학기초론에 관심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복잡한 낮은 차원계의 물리등이 있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의 2세로 태어나 간병사로 일하다 고통의 근원이 원폭임을 발견한 뒤, 한국원폭2세환우회의 일에 뛰어들었다. 원폭 2세 피해자임을 처음 세상에 알린 고() 김형률과, 역시 원폭 2세인 정숙희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환우회의 3대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다른 원폭 2세들의 발굴과 구호 활동을 하는 한편 원폭 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제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잔인한 내림-遺傳(김환태 작품)을 통해 대물림되는 원폭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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