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과 리바이어던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선정, 발표한 '이달의 읽을만한 책'(2014년 1월)에 「펭귄과 리바이어던 이 선정되었습니다. 아래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 실린 선정평입니다. :-)


인간의 본성은 이기심이라고 배웠다. 타고나길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 이익만 추구한다고 배웠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질서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이기심에 가장 부합하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웠다.

  주위를 돌아보면 교육제도도 그렇고 각종 법제와 비즈니스 모델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모든 조직은 보상과 처벌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윤을 높이려면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파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나태해지려는 자들을 가혹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범죄를 줄이려면 철저한 응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돈 한 푼 받지 않는 자발적인 기고만으로 브리태니커의 명성에 도전한 위키피디아의 사례는 인간의 이기심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자신의 창작물을 무료료 대중에 배포하는 오픈소스 경제 또한 자기밖에 모른다는 인간의 이기심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밖에도 인간의 이기심을 전제로 한 산업 시대의 조직 운영 방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업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특히 정보화 시대에 나타나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힘은 이기심이 아니라 협력의 힘이다.

  하버드대학 요차이 벤클러 교수의 ‘펭귄과 리바이어던’은 이타심과 선의에 기반한 협력의 시스템을 그려내고 있다. 벤클러 교수는 신경과학, 경제학, 사회학, 진화생물학, 정치학, 심리학, 윤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인식이 어떻게 틀렸는지를 입증해 보이고 있다. ‘펭귄과 리바이어던’은 현실에 존재하는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이타심과 신의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동기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시스템’을 이용하여 제도를 개혁하고, 범죄를 줄이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시민운동을 키우고, 비즈니스를 개선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 추천자 : 왕상한(서강대 법학부 교수)


*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HWP 파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http://www.kpipa.or.kr/intro/reportView.do?board_id=2&article_id=11637&pageInfo.page=&search_cond=&search_text=&list_no=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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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민음사 출판그룹의 융합 독서 아카데미 그 두번째 시간으로 이번에 반비에서 출간된 『펭귄과 리바이어던』을 가지고 사회적 경제와 연대 경제의 가능성을 한림대학교 조형근 교수님을 통해 이야기 들어보는 시간을 어제 한양대에서 가졌습니다.

 

 

 

 

어제 강연을 재미나게 진행해주신 조형근 교수님입니다. :)

교수님께서는 가장 먼저 『펭귄과 리바이어던』이란 제목에 의미를 먼저 짚어주셨는데요. 

 

"펭귄은 협력하는 인간 혹은 생물체의 본성을 의미한다. '리바이어던'이라는 것은 잘 아시다시피 토마스 홉스가 주장한 내용으로 인간에게 절대주의적인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력의 본성과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두 가지 생각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질문하는 제목이다.

 

정말 인간은 이기적일까? 하는 두번째 질문을 하셨습니다.

 

성선설이라는 것이 있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인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 자신이 경제적인 인간이다. 우리가 이기적이라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이기적 본성을 따라서 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이런 생각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정당화해주는 체계가 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주요 경제학'이다. 그 학문이 성립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

그래서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키우는 것이 유일한 관심이다.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과 거기서 나오는 편익을 비교해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존재, 이것이 인간이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 그를 따르면 최선의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게 합리적인 인간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죄수의 딜레마라고도 불린다. 우리 가까이 있는 쉬운 예를 들어보자.

 

왜 과외를 시키는게 왜 가장 좋은 선택인가?

가정 1. 내 자녀는 과외를 하고, 다른 자녀는 과외를 안 한다면 내 자녀의 성적은 월등히 오를 것이다.

가정 2. 내 자녀는 과외를 안 하고, 다른 자녀는 과외를 한다면 내 자녀의 성적은 월등히 떨어질 것이다.

가정 3. 둘다 과외를 하면 비슷한 성적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과외에 드는 비용은 드는 셈이다.

가정 4. 둘다 과외를 하지 않으면 둘다 성적이 비슷하고 과외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면 4번째 가정 둘다 과외를 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이득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보통의 부모들은 돈을 들이면서도 3번째 가정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판단으로 따라가면 최선의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가장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이렇게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무수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이상한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며 교수님께서 몇가지 사례를 들어주셨습니다.


첫번째 사례

스웨덴에서 헌혈을 하면 보상금을 주기 시작하자 헌혈하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다. 그런데 헌혈을 하면 기부를 하겠다고 하자 헌혈하는 사람이 기존 만큼 늘었다.

 

두번째 사례

이스라엘에서 유치원에서 아이를 맡기고 늦게 오는 부모가 있어 벌금을 내게 하자 늦게 오는 부모가 훨씬 많이 늘었다.

 

세번째 사례

보상 없는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는 '위키피디아'는 지금 전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사이트로 만들었다. 

 

이 세가지 사례는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으로는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한 사례이다.

 

이런 사례들을 이야기 하면서 교수님은 사람들은 댓가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협력하고 싶어하는 본성을 우리는 의외로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물학자,심리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들이 우리에게 다양한 종류의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증거를 보여주고 있고, 그 증거들이 가득 담겨있는 것이 바로 『펭귄과 리바이어던』이라는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또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이기적 행동이란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가장 높은 행동이라고 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어긋나는 4가지의 경우가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 첫번째는 혈연 선택이다.

물에 사람이 빠졌다. 수영도 할 줄 모른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물가에 서서 안타까워만 하고 있지만 그게 동생일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물에 뛰어든다. 왜일까? 동생이 살아아서 아이를 낳으면 나와 비슷한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동물들은 그런 행동을 많이 한다.

 

두번째는 상호주의다.

상호주의는 두가지로 나뉜다.

 

직접적인 상호주의는 "내가 이걸 해주마, 넌 이걸 해줘라"라는 식이다. 쉬운 예로 침팬지들이 서로 등을 긁어주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런 무수히 많은 협력의 예가 있다. 그러나 이때 협력이라는 것은 무조건적인 협력이 아니다. 주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는 Give & Take인 것이다. 보상이 돌아올 걸 알기 때문에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사람에게 어떤 걸 해줬지만 안 돌려주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도 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간접적 상호주의라고 한다. 예로 들면 헌혈이 그것이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바로 무언가 돌아오지 않지만, 언젠가 그 혜택을 내가 필요로 할때 내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서로간에 이익을 주고 받는 우회적인 관계를 바로 간접적 상호주의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집단 선택!

이것은 진화 생물학에서 가장 유명한 얘기다.

집단이 어떤 선택을 할까? 집단적 차원에서 어떤 진화를 위해 협력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있다.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목숨을 희생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입니다. 11월 13일 오늘이 바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날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이 세상에서 끝낸 날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가 바로 집단을 지키기 위한 희생을 한 경우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협력은 무엇으로 증진시킬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상대방과의 소통이 있고, 공감대를 형상하는 순간, 그리고 누구나 공평하다는 믿음이 있을때, 사람의 이타심은 눈에 띄게 높아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강연을 마치면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도 그렇게 나의 이야기도 그렇고 우리가 성선설, 우리는 너무 멋진 놈이야 이렇게 생각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현실세계는 모순도 많고 선의를 가졌던 사람조차도 이기적으로 바뀌는 사례도 무수히 많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문제는 인간의 동기는 사실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일관되게 이기적일 수 없다는 것이고, 적지 않은 경우에 우리는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수많은 연구들은 이타적인 행동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제도화되고 안정화되면 훨씬 더 이기적인 시스템보다도 만족도도 높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이런 부분을 다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해서 『펭귄과 리바이어던』을 가지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신 조형근 교수님의 강연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긴 시간 수고해주신 교수님과 추운 날씨에도 먼 곳까지 찾아와 열중하는 참석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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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토) 중앙일보에 게재됐던 요차이 벤클러의 인터뷰는 지면의 제약으로 간략하게 소개되었습니다만, 반비 블로그에서는 인터뷰 전문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 1회 보기(클릭)


인터뷰이 : 이효석

이효석 박사는 KAIST 물리학과에서 학부, 석사, 박사를 받았다. ETRI 에서 근무했으며 2008년부터 하버드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밟고 있다.

2권의 공저 『엑소더스 코리아(2006)』, 『하버드는 공부벌레 원하지 않는다』(2011) 가 있으며 외 신번역 사이트 www.newspeppermint.com 을 운영하고 있다.






2.

질문: 이 책에서도 조금 언급된 니콜라스 카와의 내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2006년 당신은 전작에서 대중의 협력과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 자료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것보다 뛰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미래학자 니콜라스 카는 결국은 뛰어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수익을 얻게 될 것이며 여기에서도 시장의 힘이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결국 어떤 사이트들이 더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를 보자고 말했었다.

쟁점은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위키피디아페이스북유튜브 등을 어떻게 보느냐일 것이다. 당신의 주변 사람들은 이 내기를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벤클러:(smile) 첫 번째 내기(2006) 이후 예정대로 5년 뒤, 우리는 두 번째 논쟁을 벌였다. 나는 이때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를 보자고 말했다. 아마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는 이메일이나 검색엔진일 것이다. 이 두 사이트는 우리가 말한 그런 곳은 아니다. 그 다음 사이트들이 위키피디아, 페이스북, 유튜브 들이다.

카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사람들이 그런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은 그 사이트들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결국 보수를 받고 생산된, 뛰어난 콘텐츠를 가진 사이트가 가장 성공적인 사이트가 될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뛰어난 유료 콘텐츠를 가진 좋은 사이트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방문객 순위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질문: 결국 이 책은 왜 인간이 협력적인지, 또 어떤 조건에서 협력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협력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여러 가지 협력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을 수 있는가?


벤클러: 나는 협력을 이끄는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본능은 상호성(reciprocity)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상호성을 강력하게 원한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에서 보여졌다. 이 책이 나온 뒤, 나와 나의 동료들은 위키피디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위키피디아에 큰 기여를 한 이들이 동시에 상호성과 공평성(fairness)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상호성은 곧 공평성의 한 종류라고 말할 수 있다.


질문: 당신은 3장에서 사회적 학습(Social Influence), 곧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로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배우며, 우리가 협력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한편으로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를 의미한다고 생각되며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후쿠야마는 한 국가 내 구성원들이 가진 사회적 신뢰도의 차이가 곧 그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음을 말했는데, 당신의 주장과 연결된다고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클러: 트러스트에 대한 연구는 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트러스트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것은 한 사회 전체의 상태를 일컫기도 하고, 또 개인 간의 특별한 관계를 말하기도 한다. 후쿠야마의 것을 비롯한 1세대의 연구자들이 이 트러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그 뒤 15년 동안 우리는 트러스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무엇이 트러스트를 가능하게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연구했다고 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우리는 같은 지적 흐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질문: 국가 간에 차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후쿠야마의 의견처럼, 선진국이 후진국보다, 서구가 비서구보다 협력적인 사회를 더 잘 만들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클러: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적 신뢰도를 국가별로 비교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몇몇 연구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은 국가에서 개인 간 신뢰 역시 높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 것을 보인 것은 있다. 그러나 정부의 통제가 매우 약한 사회에서도 부족이나 지역 및 이웃 간 신뢰가 매우 강한 경우도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외부인(stranger)들과 신뢰를 통해 공공의 가치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가 역시 높은 정도의 협력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사회적 신뢰가 발전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질문: 당신은 이 책에서 위키피디아를 협력 시스템의 성공적인 예로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 물론 위키가 놀라운 결과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매년 연말에는 기부를 호소하는 지미 웨일즈(Jimmy Wales)의 모습을 배너나 전면 광고에서 볼 수 있다. 사실 이들이 다른 인터넷 기업에 비해 재정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한편, 사회적 서비스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광고나 기부 유료 회원 등의 방법이 있고, 많은 상업서비스들은 광고를 수익 모델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협력 시스템과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클러: 위키피디아가 광고를 하지 않고,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자원자들의 봉사에 의해 만들어진 사이트이며 시장에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기부는 그런 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는 모든 협력 시스템이 광고를 수익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광고가 기업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염려도 일리는 있다.

나는 협력 시스템이 어떻게 수익화를 하는가는, 그 협력시스템이 얼마나 쉽게 협력이 가능하며, 얼마나 통제가 분산되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가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또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질문: 많은 사람들이 출판이나 음악과 같은 문화 산업의 위기를 말한다. 이런 산업들이 ‘협력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벤클러: 기존의 문화 산업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문화 상품이 생산되는 방식이 바뀌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 시장을 없애다시피 했고, 플리커(Flickr)는 사진 시장의 규모를 급격하게 줄였다.

음악의 경우, 생산 비용이 낮아졌고 이는 새로운 음악가들에게는 이익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함께 앨범을 만들기도 하며 온라인으로 기부를 받기도 한다. 즉, 기존의 음반사와 무관하게 직접 팬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최근의 조사 결과는 7년 전에 비해, 자신을 예술가로 칭하는 사람들의 수도 증가했으며, 이들의 평균 소득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큰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리기는 더 쉬워졌다.




다음 편 - 『펭귄과 리바이어던』, 요차이 벤클러 인터뷰 (3/3) 보기






펭귄과 리바이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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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저 홀>, 벤클러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하버드 로스쿨 중 하나


지난 10월 19일(토) 중앙일보에 게재됐던 요차이 벤클러의 인터뷰는 지면의 제약으로 간략하게 소개되었습니다만, 반비 블로그에서는 인터뷰 전문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인터뷰이 : 이효석

이효석 박사는 KAIST 물리학과에서 학부, 석사, 박사를 받았다. ETRI 에서 근무했으며 2008년부터 하버드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밟고 있다.

2권의 공저 『엑소더스 코리아(2006)』, 『하버드는 공부벌레 원하지 않는다』(2011) 가 있으며 외신번역 사이트 www.newspeppermint.com 을 운영하고 있다.



1.

질문: 당신의 새 책, 「펭귄과 리바이어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 책에서 ‘펭귄’은 협력 시스템의 대표적인 기업인 레드햇(Red Hat)의 상징으로 협력적인 인간을 의미하고 리바이어던은 토마스 홉스의 책으로, 통제하는 정부를 의미하며 이기적인 인간을 상징한다. 한편 1장에서 중세 이후의 역사를 이기적인 인간에 바탕을 둔 두 개념인 ‘리바이어던’과 ‘보이지 않는 손’의 순환으로 설명한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러한 설명이 학계에서 일반적인 것인가?


벤클러: 이 설명이 순수한 나의 아이디어는 아니다. 1장에서 이 이야기를 한 것은, 나는 이 설명, 곧 정부에 의한 통제와 시장에 의한 통제의 순환이 17세기 이후의 근대사회를 잘 묘사하는 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개념은 모두 이기심이 인간의 기본적인 동기라는 가정하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이타심과 협력과 같은 사회적 동기 역시 인간을 움직여왔고, 우리는 이것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질문: 이기적 인간형을 나타내는 두 단어인 ‘보이지 않는 손’과 ‘리바이어던’ 중 제목에 ‘리바이어던’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벤클러: 리바이어던은 토마스 홉스의 책으로, 서양의 정치 이론서 중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이다. 그는 정부의 등장을 일종의 사회적 계약으로 설명했다. 그는 구조화된 사회가 없다면, 이 세상은 자연 그대로의 야만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언급한, 정부가 시민들의 계약이라는 개념은, 신이 왕에게 권력을 주었다는 생각을 뛰어넘은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이었다. 그를 뒤따르는 후 세대의 학자들은 그가 제시한 배경하에서, 예를 들어 우리가 얼마나 우리의 자유를 정부에 양보할 것인가 등의 주제를 다룰 수 있었다. 내가 제목에 리바이어던을 넣은 것은, 이 책이 서구의 정치사상에 가장 중요한 책이기 때문이고, 또 이 생각의 배경이 된, 중앙의 통제가 없을 때 사회는 혼란스럽게 된다는 믿음이, 정확히 펭귄으로 대변되는, 중앙의 통제 없이도 인간의 사회적 동기에 의해 협력을 이룰 수 있다는 나의 주장에 대응되기 때문이다.


질문: 펭귄으로 대변되는 협력적인 인간이 왜 21세기에 새롭게 등장했다고 보는가? 전통적 협력 시스템과 21세기의 협력 시스템의 차이는 무엇인가?


벤클러: 왜 21세기에 협력의 시스템이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는가가 바로 나의 전작인 「The Wealth of Networks」의 주제이다. 산업혁명 이후 부는 자본과 노동 그리고 시장과 정부에 속한 산업들 사이에서 생산되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일어난 디지털 네트워크 혁명은 과거에 우리가 늘 해왔지만, 생산과 부의 핵심이라 여기지 않던 부수적인 활동인 친구와의 대화, 사진 교환과 같은 행동들을 경제의 핵심으로 등장하게 만들었다.


나의 전작은, 어떻게 물질적 조건의 변화가 우리 사회를 경쟁 시스템에서 협력 시스템으로 바꾸었는가를 말했다. 이번 책은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조직이론 등의 측면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연의 상태에서도 협력 시스템을 원하며, 또 만들 수 있는지를 말했다. 물론 우리가 언제나, 그리고 모든 사람이 협력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존의 이론들이 사용했던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가정과는 전혀 다르게,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협력적이다.


질문: 어쩌면 오늘날, 진보는 커다란 정부를 원하고 보수는 정부의 간섭을 배제한다는 측면에서 ‘리바이어던’은 진보와, ‘보이지 않는 손’은 보수와 관련을 지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된다.


벤클러: 나는 이들 ‘리바이어던’, ‘보이지 않는 손’, ‘펭귄’과 같은 개념이 정치적 진보/보수와 연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진보는 복지와 같은 측면에서는 정부의 개입을 원하지만, 개인의 권리와 같은 측면에서는 중앙의 통제에 반대한다. 보수 역시, 시장에서는 정부의 간섭을 반대하지만, 더 강한 공권력을 지지한다는 측면에서 리바이어던을 원하기도 한다.


질문: 당신의 책에서 이기적(selfish)과 이타적(altruistic)은 핵심적인 개념이지만 분명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다. 당신도 이 개념이 진화생물학에서는 다르게 사용된다는 사실을 책 중에 언급했다. 당신은 이 두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겠는가?


벤클러: 먼저 정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기적이란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이 곧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인간형이다.

이타적이란, 자신에게 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타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나는 이런 의미의 이타적이라는 개념이 이기적이라는 개념의 반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타적’은 ‘이기적’에 반대되는 수많은 행동들 중 일부일 뿐이다. 이타적이라는 것은 자신이 피해를 입으면서도 상대방의 이익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지만, 예를 들어, 우리는 도덕적 의무에 의해서도 같은 일을 한다. 그런 경우를 이타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또 우리는 은혜를 갚기 위해 상대방을 위한 일을 하기도 하고,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들을 위해서도 선의를 베푼다.

나는 이 책에서, 사람들은 이기적 인간이라는 가정 하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실제 사회에서는 하고 있으며, 그 이유를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설명했다. 이타적이라는 개념은 그런 행동 중 일부만을 지칭하는 것이다.



다음 편 - 『펭귄과 리바이어던』, 요차이 벤클러 인터뷰 (2/3)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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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정연해서 감동적인, 잘 쓴 ‘주장하는 글’에 대하여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바로는 소설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계 구성을 가진다고 했다. 반면 논술문, 그러니까 ‘주장하는 글’은 서론, 본론, 결론의 3단계만 가진다. 소설은 저 5단계만 봐도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드는 데 반해, 논술문의 구성은 구성만 봐도 어쩐지 지루해 보인다. 말을 꺼내고, 할 말을 하고, 그다음엔 마무리를 한다는 것 아닌가. 이 얼마나 건조한지. 이런 구조로는, 무려 5단계의 다채로운 구성을 가진 소설의 재미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가지 ‘주장하는 책’들을 만들다 보면, 잘 쓴 주장하는 글이야말로, 문학처럼 발단과 전개를 거쳐 위기와 절정에 이르렀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극적인 이야기책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 극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말에 이르러 어느덧 그 주장에 슬며시 감동받는다.



이번에 만든 펭귄과 리바이어던』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우선, 인간에 대한 통념들을 지적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간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일까, 태어난 후 길러지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발 단’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은 타고나기를 이기적이라고 결론 내리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인간은 이기적이라서, 자기 이익만 추구한단다. ‘리바이어던’을 쓴 토마스 홉스도 그랬고,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한 애덤 스미스도 그랬고, ‘이기적 유전자’를 내세운 리처드 도킨스도 그랬다. 저자는 인간은 이기적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을 하나하나 ‘전개’한다. 그러던 중에 이들에게  ‘위기’가 닥친다. 좋은 위기다. 

위키피디아, 도요타, 시카고 경찰,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같은, 인간의 선의와 협력에 기반한 조직들이 하나둘 성공 사례를 쓰기 시작한다. 이기적 유전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조직들이 존재를 과시한다. 특히 가장 현대적인 산업이자 미래 지향적인 IT 산업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그냥 별난 사례일까?

이들이 특이하고, 예외적이고 별스러운 조직이 아니라, 앞으로의 사회가 지향해야 할 조직 구성 모델이라는 데에서, 저자의 주장은 ‘절정’에 이른다.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를 드러냈던 저자는, 이 연구를 토대로 한걸음 더 나아가, 어째서 인간의 이타심과 선의, 협력에 기반한 조직만이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강력하게 논박한다. 단순한 낙관론이나, 코뮌에 대한 남은 로망이 아니라, 수많은 학문적 연구와 현실 세계의 수많은 사례들에 기반해 주장을 펼친다.

책의 대단원은, 인간이 오랫동안 서구 사회가 가정해온 것처럼 이기적이고,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침내 ‘결말’에 이른다. 사람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그대로, 생각보다 협력적이고, 이타적이며, 이따금 조건 없이 선의를 베푼다.


사람들은 살면서 서로에 대해 모험을 한다. 남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이에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과 상호작용을 냉소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따른 예측보다는 훨씬 더 자주 그렇게 행동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인간이 번창한다. 적어도 아무도 믿지 못할 때보다는 더 풍요롭게 산다. 나는 이 책에서 바로 이 중대한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 나는 광범위한 관찰을 통한, 이용 가능한 과학적 증거를 파헤쳐가며 남을 믿고 신뢰를 주고받는 사람이 잘 속는 사람이나 순진한 이상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협력이 이기심을 어떻게 이기는지도 증명하고자 했다.


논리정연해서 감동적이다. 그리고 믿고 싶어진다. 인간은 원래 선하다고, 믿고 싶다.

그러고 보니, 소설과 닮은 점이 또 하나 있다.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를 길고 복잡하게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신경과학, 경제학, 사회학, 진화생물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결과를 가져다 근거로 제시한다. 인간은 원래 선하다는 뻔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 이토록 길게 쓰다니. 사실 소설도 결국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져서 가슴 아프다는 뻔한 러브스토리를 그토록 복잡하고 길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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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리바이어던』 출간 기념 특강


- 강연 주제: 사회적 경제와 연대 경제의 역사와 가능성

- 일시 : 20131113일 저녁 7

- 장소 : 한양대학교 제2공학관 27-312호(약도 보기

- 강연자: 조형근 교수

- 신청기간: 11/13까지

- 강연회 신청하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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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리바이어던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



시장주의와 관료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스템 구상!

‘협력의 시스템’만이 미래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요차이 벤클러는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가장 뛰어난 사상가이다. 그는 이 책에서 더 크고 더 느슨하고 더 자유로운 협력이 일과 가치의 개념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클레이 셔키(『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이 책의 미덕은 남을 도우려는 본성의 역할을 가장 구체적이고 현대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디지털 사회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우리의 세계를 지배해왔던 ‘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리바이어던’이라는 해법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제3의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설명한다.

최정규(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리바이어던’과 ‘보이지 않는 손’의 신화를 넘어

이타심과 선의에 기반한 ‘협력의 시스템’을 위한 그랜드 디자인!


우리는 오랫동안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며, 자기 이익만 추구한다고 생각해왔다. ‘리바이어던’으로 상징되는 가혹한 통제와 억압, ‘보이지 않는 손’으로 상징되는 개인의 이기심은 오랫동안 모든 사회 조직의 전제가 되었다. 비즈니스 모델부터 법률 제도, 교육 제도까지 사회의 모든 조직은 인센티브나 보상, 처벌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범죄를 줄이려면, 법을 더 가혹하게 만들어라! 이윤을 높이려면, 인센티브를 강화해라! 목표를 이루려면, 사람들을 감시하고 처벌하고 보상해라!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루어진 수백 건의 연구 결과들은 이 통념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협력적이고 이타적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1990년대 이후 정보화 시대를 이끄는 대표적인 지성으로 각광 받아온 요차이 벤클러는 신경과학, 경제학, 사회학, 진화생물학, 정치학, 심리학, 윤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며 이 통념이 어떻게 틀렸는지 입증해 보인다.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는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이타심과 선의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동기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시스템’을 이용하여 제도를 개혁하고, 범죄를 줄이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시민운동을 키우고, 비즈니스를 개선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1. ‘협력 연구의 대가’ 하버드 석학 요차이 벤클러!


돈 한 푼 받지 않는 자발적인 기고만으로, 브리태니커의 명성에 도전한 위키피디아의 사례는 협업의 위력을 보여주는 가장 고전적인 사례로 꼽힌다. 자신의 창작물을 무료로 대중에 배포하는 오픈소스 경제 또한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협업의 사례이다. 책을 쓴 하버드대학교의 요차이 벤클러는 바로 이 위키피디아와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협력 현상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석학이다. 벤클러는 산업 시대의 조직 운영 방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오픈소스 경제에 대해 1990년대 이후 탁월한 식견을 제시해왔다. 오픈소스의 대가답게 전작인『네트워크의 부(The Wealth of Networks)』는 비영리 목적으로 제한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하에 출간했는데, 이 책은 인터넷과 네트워크 정보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이론을 제시하여 ‘미래를 다룬 최고의 경영서’로 선정되었다.

벤클러의 연구가 학계뿐만이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계기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니콜라스 카와 벌인 ‘점심 내기’를 통해서이다. 카와 벤클러는 돈을 지불하는 시스템과 자발성에 의존하는 시스템 중 어느 것이 인터넷에서 더욱 효과적인가를 두고 세기의 논쟁을 벌였다. 《가디언》에 보도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킨 이 내기는, 2006년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데, 이 내기에서 벤클러는 자신의 승리를 장담한다. 단순히 금전적 대가만 지급하는 시스템은, 인간의 이타심과 선의에 기반한 본질적인 동기를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벤클러의 확고한 입장이다.

벤클러는 TED 강의를 통해 오픈소스 경제에 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린바 있다. 탄탄한 이론과 사례로 중무장한 이 강의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경영인이 꼭 보아야 할 TED 베스트 20’에 들어갈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책에서 벤클러는 주로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주목하던 그간의 연구에서 협력 시스템을 구상하는 방법 자체의 문제로 관심을 확장한다. 대규모 협업은 온라인상에서나 목격되는 예외적이고 별난 사건이 아니라 온, 오프를 막론하고 향후 개인과 사회가 거쳐야 하는 핵심 경로임을 확신했다. 협력의 시스템은 단순한 낙관적인 기대나 유토피아적인 몽상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도록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조직과 개인이 살아남는 거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완전히 색다르고 자애로운 세상을 상상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실제 사람들이 어떠한지 미묘한 부분까지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편협한 이기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람은 이기적이라는 가정 위에 세워진 시스템에 속박받지 않으면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이런 현실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세우려 한다.(160쪽)


협력에 관한 한, 실천이 완벽을 만든다는 생각, 즉 협력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협력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157쪽)


   

2. 인간의 다양한 동기를 이끌어내는 ‘협력의 시스템’은 미래의 유일한 대안!


근대 서양의 역사는 ‘리바이어던’ 성향을 띄는 시스템과 ‘보이지 않는 손’을 기초로 한 시스템 사이를 반복해왔다. 17, 18세기에 유럽의 절대왕정은 강력한 철권통치로 ‘리바이어던’의 성향에 가까웠다. 19세기에 산업혁명이 부흥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압승하는 듯했으나, 곧바로 대공황이 시작되면서 파시즘의 탈을 쓴 ‘리바이어던’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늘어나면서 진자는 다시 ‘보이지 않는 손’으로 기울었으며 실제로 빌 클린턴과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정부는 시장 기반 민영화에 앞장섰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인센티브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을 이용하는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리바이어던’도, ‘보이지 않는 손’도 사회를 효과적으로 다스리지 못한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면서, 사람들은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고자 협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1세기 들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이 협력 연구에 골몰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 흐름에 앞장서왔으며, 이번 책을 통해 그간의 연구 성과들을 종합해낸 벤클러는 협력이야말로 우리가 탄탄한 사회 경제 시스템을 만들 기초라고 확신한다. 


왜 우리는 인간에 대해 최악의 상황만을 추측할까? 나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가정이 부분적으로 옳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역사적으로 이기심의 개념이 우리 문화에서 중요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자신과 세상을 단순 명료하고 우아하게 설명하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고(비록 그 설명이 틀렸다고 해도), 네 번째는 습관의 힘이 대단하여 인간의 인식과 사고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22~23쪽)


하지만 실제로 이 연구에서 사람들은 균일 임금 체계가 회사의 공식 방침이었을 경우, 성과급 제도일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일을 잘했다. 하지만 회사가 말로는 임금으로 노력을 보상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균등 체계로 임금을 지급하면, 제대로 일하지 않았다. 두 경우 모두 기대, 즉 규범적인 틀이 중요했다. 사람들은 실제 임금 지불 방식이 회사에서 널리 공유된 규범(균등한 지급이든 인센티브 지급이든)에 들어맞는 경우엔 일을 잘했다. 회사의 공인된 방침(혹은 규범)에 들어맞지 않거나 널리 합의된 공평성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임금 체계, 이를테면 족벌주의나 다른 불공평한 이익이 관련된 체계는 성공하지 못했다.(136쪽)

 


3. 이론과 현실을 망라한, 협력 연구의 종합서!


인간의 이타심과 선의, 협력에 대한 연구는 그간, 심리학, 뇌과학, 진화론,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부분적으로 이루어져왔다. 벤클러는 최근 10여 년간 이루어진 이들 협력 관련 연구들을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융합한다. 벤클러가 궁극적으로 제안하는 것은 다음 세대의 사회 구성 모델로서의 ‘협력의 시스템’이며, 이에 대한 이론을 세우기 위해서는 개별 분과 학문에서 성취한 연구 성과들을 모두 종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가령 벤클러는 인간의 이타심과 선의에 대한 학문적 관심의 토대가 된 실험경제학의 게임 이론들(최후 통첩 게임, 월가/공동체 게임, 죄수의 딜레마 게임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분석한다. 또 사람들이 협력할 때 유발되는 보상 회로가 존재함을 증명한 신경과학의 연구 성과도 소개한다. 인맥과 평판, 그리고 사회적 전염이라는 현상을 소개함으로써 협력의 사회학적 근거가 매우 탄탄하다는 것 또한 입증한다. 공감과 연대감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통해서는 협력의 심리학적 근거를 밝혀낸다. 표준이 되는 규범을 찾으려는 친사회적 행동과, 인간의 도덕적 충동과 금기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는 협력의 도덕적 기반을 확보한다.

또한 벤클러는 협력의 시스템이 실제로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성공적인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실례들을 찾아 나섰다. 자신의 주요 연구 분야인 위키피디아 같은 온라인 조직은 물론 도요타, 사우스웨스트항공사 같은 전통적인 산업 조직, 오바마 선거운동 같은 시민 사회 조직, 라디오헤드의 마케팅 같은 문화 산업 조직, 스페인 바닷가재 어부 모임 같은 자발적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온, 오프에 두루 존재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종횡무진 누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협력의 시스템’이 이론적으로는 물론 실질적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때로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증명해낸다.

협력에 관한 한, 이론과 현실 모두를 두루 종합하고 있으며, 그를 바탕으로 협력에 기반한 조직 구성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가히 협력 연구의 종합서라 부를 만하다.

 

분명, 사람들이 전적으로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추정하는 경제 모델은 매우 부분적으로만 작동한다. 심리학과 사회학의 모델들은 더 미묘한 차이를 담고 있지만, 덜 정확하다. 그리고 사례 연구가 항상 다른 사례에 적용 가능하거나 일반화될 수는 없다. 따라서 협력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이 모든 방식을 합해야 한다.(67~68쪽)


스위스 경제학자 에른스트 페르(Ernst Fehr)와 동료들인 클라우스 슈미트(Klaus Schmidt), 우르스 피슈바허(Urs Fischbacher), 아르민 포크(Armin Falk) 등은 최후 통첩 게임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통제된 실험 상황에서는 자신이 갖고 떠날 돈과 상관없이 결과의 공평성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증명했다. 때때로 사람들은 불공평한 거래에 동의하느니 한 푼도 없이 떠나는 쪽을 선택할 정도이다.(119~120)


기본적으로 자발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스웨덴에서 최근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헌혈의 대가로 돈을 지급하자 여성의 헌혈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런데 헌혈로 받은 돈을 아동 보건 관련 재단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자 여성 헌혈자 수가 원래의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169쪽)


 

   

본문 속으로


즉 비만은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친구가 뚱뚱해질 경우 본인이 뚱뚱해질 위험이 57퍼센트가 증가했고, 형제자매가 뚱뚱해질 경우에는 40퍼센트가 증가했다. 배우자가 뚱뚱해질 경우 그 위험은 37퍼센트가 커졌다. 요컨대, 사람들은 자기 주변 사람들의 먹는 행동에 ‘전염되고’ 있었다.(80쪽)


이런 방향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는 여러 면에서 ‘이타주의’와 ‘이기심’의 차이를 무너뜨렸다. 인간에게 타인을 도와주려는 내면의 ‘이기적인’ 동기가 있든 없든, 인간을 움직이는 것이 공감 능력이든 아니든, 인간의 행동에서 그리고 흥미롭게도 인간의 뇌에서 결과는 동일했다. 우리가 남을 도울 때 뇌에서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보상을 받는다면, 그로 인해 우리는 이타주의자가 되는가 아니면 이기주의자가 되는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사람에게 그 답은 ‘무슨 상관이람?’이다. 우리가 남을 도움으로써 도파민을 얻으려고 애쓰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러나 인간이 생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이런 감정을 느끼도록, 즉 남을 돕고 기쁨을 얻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는 사실은 정말로 중요하다.(89쪽)


먼저 시카고 경찰은 일명 ‘지역 전문가’라고 불리는 일부 순찰 경찰관들에게 신속 대응 임무(911)를 면제해줌으로써 관할 구역을 차가 아니라 걸어서 다닐 시간을 주었다. 이 조치 덕분에 그들은 주민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런 다음 그 지역 전문가들은 주민들과 매달 회의를 열기 시작했다. 회의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일단 주민들이 초기에 갖고 있던 불신을 없애자, 회의는 규모가 더 커지고 개방적인 토론회가 되었다. 대면 의사소통과 월례 회의를 통해 형성된 친밀감 덕분에 경찰은 더 이상 지역사회의 ‘딴 사람들’로 취급받지 않았다. 그 결과, 양쪽 집단(하나가 된 클린턴, 오바마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은 거리를 위협하는 범죄자들이라는 공통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97쪽)

 

이에 대한 증거는 압도적으로 많다. 가장 유명하게는 1990년대 중반에 이루어진 데이비드 샐리(David Sally)의 연구를 들 수 있는데, 수십 년에 걸쳐 수천 명을 상대로 실시한 100건이 넘는 사회적 딜레마 실험에서 다음과 같은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돈의 주인이 바뀌거나 약속을 맺지 않았는데도 피험자들은 단순히 얼굴을 보고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자 협력 수준이 45퍼센트나 높아졌다. 얼굴을 맞댄 의사소통만으로도 협력 수준을 거의 2배로 올리기에 충분했다.(102쪽)

 

인간이 상대적인 필요에 신경 쓴다는, 심리와 행동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은 미국 정치에 커다란 과제이다.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는 누진세와 복지 수급권 증여를 통해 상대적인 필요에 대처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기회의 균등으로 강조점이 옮겨간다. 즉 미국 정치 문화는 모두가 똑같은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 위에 세워져 있다.(실전에서는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론에서는 그렇다.) 비슷하게, 기업가 정신이나 개인의 업적, 부의 추구를 강력하게 강조하는 미국 분위기는 엄밀히 말해 동일한 결과보다 노력과 재능, 기여에 근거한 공평성의 논리를 강화한다. 부분적으로 이는 의료 서비스와 복지 개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결과의 공평성보다 과정이나 기회의 공평성에 무게를 두는 미국의 핵심 개념을 뒤집지 않으면서 이익의 재분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아동이나 노년층, 불우한 사람들을 특별 보호가 필요한 집단으로 분류하여 논쟁의 틀을 다시 잡아나가려는 이유이다.(127~128쪽)

 

공평하고 호의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는 것이 어쩌면 공권력과 법률을 따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함을 암시하는 증거는 많다.(141쪽)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부터 리언 페스팅어(Leon Festinger)를 거쳐 현대의 존 조스트(John Jost), 매저린 바나지, 에런 케이(Aaron Kay) 등까지 다수의 심리학자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특정 사회 관습과 규범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지 꾸준히 증명해왔다.(155~156쪽)

  

지금까지 신경과학은 뇌에서 도덕성과 관련된 단일 영역을 구분해내지 못했고 이후에도 못하겠지만(인간의 정신은 너무 복잡하다.) 이런 연구는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독특한 방식으로 도덕적 결정을 처리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161쪽)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준수 여부를 결정할 때 물질적인 동기, 즉 시 당국이 벌금을 부과하는지 여부(이 요인은 준수보다 불법적인 쓰레기 투기로 더 많이 이어지는 듯하다.)보다는 편리한지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166쪽)


수백 건의 실험을 통해 우리는 특정한 상황에서 과반수의 사람들이 협력적이고 관대하게 행동하고 1/3 정도가 이기적으로 행동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기적인 동기가 사회적인 동기를 몰아내는 상황을 피하는 동시에 이 두 동기를 모두 이용하는 시스템이 진정으로 필요하다. 달리 말하면, 본질적으로 협력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이기심에 의해 움직이기 쉬운 사람들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173쪽)


주식을 근거로 엄청난 연봉을 지불하는 기업에는 금전적인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경영자들이 몰려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들은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 외에 다른 일을 하려는 본질적인 동기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세 번째이자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이 보상 모델이 기업 내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돈이 가치 면에서 노력이나 기여, 재능을 훨씬 능가하는 주요한 평가 기준임을 알린다는 점이다. 회사가 얼마나 직원을 차별하지 않고 협력적인지에 대해 장황하게 말하더라도 기업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면 직원들은 분개하고 의욕을 잃어버릴 것이다. 월가 게임에서 상황을 규정하는 틀이 게임에서 용인되는 태도와 행동에 대한 참가자의 기대를 형성했듯, 지나치게 높은 경영자 연봉은 조직 문화를 탐욕스럽고 자기 잇속만 차리고 비협력적이어도 무방한 문화로 규정한다.(181쪽)


‘예전에 수용자로 알려졌던 사람들’이 실제로는 창조적이고, 본질적으로 자신의 작업과 지식, 통찰력 등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마음먹는다면, 그들에게 그 일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 전문적인 작가나 기자, 사진가 같은 ‘엘리트’ 창작자들에게 이는 삼키기 힘든 알약이었다. 하지만 무급의 ‘아마추어’들이 만든 콘텐츠가 가치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210쪽)


하지만 그 전략은 문화적인 역풍을 만났다. 업계는 음악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들은 음악에서 모든 가치를 뽑아내는 방법을 찾았을 뿐이었다. 결국 음악 팬들을 무임승차자나 도둑으로 취급하면 천상의 주크박스 시대는 결코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람들은 음악을 돈 주고 들으려는 마음이 더 없어졌다.(213쪽)


사람들은 살면서 서로에 대해 모험을 한다. 남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이에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과 상호작용을 냉소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따른 예측보다는 훨씬 더 자주 그렇게 행동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인간이 번창한다. 적어도 아무도 믿지 못할 때보다는 더 풍요롭게 산다. 나는 이 책에서 바로 이 중대한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 나는 광범위한 관찰을 통한, 이용 가능한 과학적 증거를 파헤쳐가며 남을 믿고 신뢰를 주고받는 사람이 잘 속는 사람이나 순진한 이상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협력이 이기심을 어떻게 이기는지도 증명하고자 했다.(236쪽)



추천의 말


요차이 벤클러는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가장 뛰어난 사상가이다. 그는 이 책에서 더 크고 더 느슨하고 더 자유로운 협력이 일과 가치의 개념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클레이 셔키(『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요차이 벤클러는 모든 페이지에서 진실을 이야기한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우리가 계속 부인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해 더 밝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팀 우(『마스터 스위치』)


이 책의 미덕은 남을 도우려는 본성의 역할을 가장 구체적이고 현대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디지털 사회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우리의 세계를 지배해왔던 ‘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리바이어던’이라는 해법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제3의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설명한다.

최정규(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끼와 거북이’의 교훈은 게으른 토끼에 대한 응징이 아니라 비열한 거북이의 승리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다. 주류경제학은 거북이의 행동이 지극히 정상적일 뿐만 아니라 ‘더디 가도 함께 가는 사회’는 비효율적이라고 가르쳐왔다. 그러나 협력과 이기심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가르치느냐에 따라 세상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아니 이미 움직이고 있음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류동민(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차례


1장. 인간은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

2장. 본성 대 양육, 협력의 진화론

3장. 협력의 심리학적, 사회학적 근거들

4장. 공감과 연대감은 강력하다

5장. 의사소통이 핵심이다

6장. 공평성의 다양한 기준

7장. 도덕적인 것이 정상적인 것

8장. 보상과 처벌의 효과와 한계

9장. 협동을 기반으로 성공한 모델들

10장. 펭귄을 기르는 법

감사의 글

 


저자


요차이 벤클러(Yochai Benkler)


예일대학교를 거쳐 현재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버크만 센터 교수로 있으면서 기업 법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와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협력 현상에 대한 연구를 통해, 1990년대 이래로 정보 기술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았다. 주요 연구 내용들이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등의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포드 재단의 비저너리스 상(Visionaries Award)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면서 협력 연구에 관한 한 가장 신뢰할 만한 학자이자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로 손꼽히고 있다. 

니콜라스 카와 벌인, 오픈소스 경제와 협력 플랫폼에 대한 수년간의 논쟁은 《가디언》에 보도되면서 학계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협력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발시키는 데에 공헌했다.

국내에서는 TED 강연이 소개되면서 ‘정보화 시대를 이끄는 지성’으로 각광받았다. ‘위키피디아·리눅스 사례로 보는 오픈소스 경제’라는 주제로 진행한 TED 강연은《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경영인이 꼭 봐야 할 TED 베스트 20’에 올랐다. 

인터넷과 네트워크 정보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이론을 제시한 전작 『네트워크의 부(The Wealth of Networks)』는 《스트래티지+비즈니스》에 의해 ‘미래를 다룬 최고의 경영서’로 선정되었다.



옮긴이 이현주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사 편집국 편집부에서 근무했다. 현재 인트랜스 번역원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X이벤트』, 『대중의 직관』, 『증오의 세기』, 『넥스트 컨버전스』, 『위대한 연설 100』, 『유혹과 조종의 기술』, 『뉴미디어의 제왕들』, 『위닝 포인트』 등이 있다. 



인터넷 서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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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출간 예정작 『펭귄과 리바이어던 :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 표지 시안



펭귄과 리바이어던?

각각 어떤 것을 상징하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협력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통해 협력에 기반한 조직과 시스템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요차이 벤클러의 『펭귄과 리바이어던』, 10월 출간 예정입니다. 


출간 전, 표지 시안과 간단하게 차례 먼저 소개해 봅니다.


차례

1장 펭귄 대 리바이어던 - 인간은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

2장. 본성 대 양육 - 협동은 어떻게 진화해왔나

3장. 물질적 보상이 전부는 아니다 - 평판과 인맥, 그리고 사회적 전염

4장. 나와 너, 우리와 그들 - 공감과 연대감의 강력한 힘

5장. 잠깐 대화 좀 할까? - 의사소통이 핵심이다

6장. 똑같이 나누는 법 - 공평성의 다양한 기준

7장. 옳은 것이 옳다 - 도덕과 윤리의 내면화

8장. 보람이냐, 인센티브냐 - 보상과 처벌의 효과와 한계

9장. 도요타, 오바마, 위키피디아 - 협동을 기반으로 성공한 모델들

10장. 펭귄을 기르는 법



저자 : 요차이 벤클러


하버드대학교의 교수로, 이 대학 버크먼 센터에서 기업 법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1990년대 이래 정보 기술과 비즈니스, 사회, 문화에서 협력의 역할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자이다. 그의 연구 내용은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타임》등에서 크게 다루어진 바 있다. 전작인 『네트워크의 부(The wealth of networks)』는 《스트래티지+비즈니스(Strategy+Business)》지에서 ‘미래를 다룬 최고의 경영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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