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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책

회색 쇼크 : 고령화, 쇼크인가 축복인가


반비의 세 번째 책 <회색 쇼크>가 출간되었습니다!



고령화는 오늘을 살고 있는, 바로 당신의 문제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가족, 직장, 지역사회와 같은 우리 일상에서의 다양한 변화들이 고령화, 지구화와 같은 거시적 흐름들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총체적,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고령화가 제기하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폭넓게 사유하려는 사람들에게 생생한 사례들과 생각거리로 넘치는 이 책은 반가운 선물이다. ─ 정진웅(덕성여대 인류학과, 『노년의 문화인류학』)

고령화 문제를 은퇴한 노인의 복지 문제 정도로 생각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 담긴 인터뷰 내용이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과학자, 건축가, 제조업 노동자, 재개발 난민, 다국적기업의 인사 담당자까지 전세계에서 취재한 이야기들은 이 거대한 변화가 개인의 일상은 물론 국가 전체를 얼마나 뒤흔들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의 출간으로 한국 사회의 고령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를 바란다. ─ 유시민(전 보건복지부 장관)
 
기억력 감퇴와 치매를 치료하고, 약해진 몸을 보조하는 외골격 개발에 열중하는 과학자들에겐 그야말로 충격적인 책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이토록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다니!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전세대에 걸친 변화의 시발점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래를 생각하는 사려 깊은 지성인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필독서다. ─ 정재승(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인류가 1만 년간 농업의 확산으로 이전과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고, 최근 300년간의 산업화로 인해 또 다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야 조금씩 인식되고 있다. 300년 전 무렵에 떠올린 인간의 권리에 대한 생각들이 앞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포스트모던 호모사피엔스의 중요한 한 측면을 포착한 책이다. ―김기협(역사학자,『아흔 개의 봄』)

사회가 늙어간다. 농업도 공장도 모두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신규 채용 규모를 10년 만에 절반으로 줄인 방송국도 늙어간다. 이 책은 이념적으로만 생각하던 노인 세대의 문제를 시급한 사회적 의제로 제시한다. 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노인들이 ‘반값 등록금’에 반대하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노인들이 삶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길, 그 길이 진보 의제가 되어야 한다. ― 우석훈(경제학자, 『88만원 세대』) 

회색빛 신세계가 펼쳐진다!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고령화가 초래하는 전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2050년 한국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으리라는 UN의 전망이 발표되었다. 100년 전 사람들과 비교해 201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더 누릴 수 있는 시간의 총합은 2,500억 년이다. 고령화는 의학의 진보와 공공 시스템의 발전, 그리고 교육의 확대가 만들어낸 인류 최고의 업적이다. 그래서 저자는 ‘장수’의 첫 번째 요건을 “20세기에 태어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이런 혜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령화는 우리의 연애관계와 가족관계, 직장과 일, 주거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다시 말해 고령화는 어떻게 청년/노년, 자식/부모, 여성/남성, 노동자/회사, 국가/국가의 갈등을 심화시키는가? 또 세계화와 고령화는 어떻게 서로를 가속화하는가? 저자 테드 피시먼은 일본, 미국, 스페인, 중국 등 전세계 고령화의 현장에서 돌보미, 의사, 건축가, 노동자, 기업가, 재개발 난민, 공무원 등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생생하게 파헤친다.
  뿐만 아니라 노화와 장수에 관한 최신 의학적, 기술공학적 연구들을 참조해 노화의 생물학적 과정을 명쾌하게 보여주고(4장), 또 노화와 그것을 막으려는 과학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기도 한다(6장). 또 노인에 대한 시각을 다룬 8장에서는 현대 사회 전체에 만연한 노년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고, 나아가 사회가 노인을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과 노인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지에 대해 논의한다.
  고령화의 역사(2장)부터 노년에 대한 인류학적, 사회학적, 정치학적, 경제학적, 생물학적, 의학적, 기술공학적 발견들을 거쳐 노인산업의 성장 추이까지 다루는 이 책은 고령화와 노화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고령화사회에서는 ‘복지’의 개념 자체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인간’의 개념까지도 변화될 것이고, 이에 대처하는 일은 거의 ‘문명적 전환’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 고려해야 할 거의 모든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고령화는 어떻게 청년/노년, 자식/부모, 여성/남성,
노동자/회사, 국가/국가 사이를 이간질하는가 

  고령화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사건은 아니지만, 인구 구조의 이 거대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갈등을 초래한다. 갈등의 수위는 이미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익숙한 것부터 전혀 예기치 못한 것까지 다양하다.
  의지해야 하는 사람과 돌보는 사람 사이의 긴장은 말할 것도 없다. 점점 질이 낮아지는 일자리를 두고 청년 노동자와 고령 노동자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내던 세대와 부모에게 생활비를 받아야 하는 세대에게는 부모의 역할과 자식의 역할도 다르다. 또 직업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도우미 역할을 가장 많이 담당해온 여성들(부인들, 며느리들, 딸들, 직업적 도우미들)과 누군가를 돌보는 데 아직 익숙하지 않는 남성들 사이에도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문제들이 생긴다. 여성의 이러한 노동이 제대로 가치를 부여받지 못할 때, 저출산 추세는 바뀌기 어렵고 세계는 계속 고령화된다. 점점 더 생산력을 쥐어짜내야 하는 회사와 직원들 사이도 예전 같지 않다. 젊은 인구를 유출시키는 개발도상국과 젊은 인구를 흡인하는 선진국 사이에도, 또 토박이들과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심지어 이런 고령화의 부담을 계속해서 개인이나 가족으로 떠넘기려는 국가와 시장, 그리고 그런 부담을 감당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개인 사이에도 긴장이 흐른다. 
돌보는 이/ 의존하는 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한마디로 지옥이에요.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어요. 감옥에 있는 것 같아요. 적응하는 수밖에 없지만 쉽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아요. 당신이 제 어머니처럼 92세까지 사신다면 모든 것이 당신이 그 나이까지 어떻게 살았으며, 당신과 가족들이 그것을 참아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지금 저희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는 않아요.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래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어머니를 먹이고 씻겨야 해요. 저는 제 집에 유괴당한 기분입니다.”(163쪽)
 
일본 정부는 돌보미 한 사람이 노인의 모든 요구를 보살피는 시스템 대신 각자 전문 분야가 있는 여러 돌보미들이 교대로 보살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이 갖는 논리는 돌보미 서비스가 전문화되어야 하며, 돌보미들이 한 사람을 오랜 기간 동안 보살핌으로써 나타나는 감정적 애착을 겪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돌보미들은 정해진 일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가족들의 시달림을 받아서도 안 된다.(237쪽)

여성/ 남성
남편이 장기간 병을 앓거나 큰돈이 들어가는 병을 앓은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여성들은 아픈 남편을 보살피는 데 시간뿐만 아니라 의료와 전문 간병서비스 비용을 들여야 한다. 지역 YMCA에서 개최하는 아침운동 시간에는 70세 이상의 할머니들로 가득하다. 여기서 에어로빅이나 기구 운동, 수영을 하는데 YMCA 간사는 할머니들이 자기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픈 남편을 보살피기 위해 운동하는 거라고 말했다.(68쪽) 

지역사회에서는 파인즈가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버턴은 파인즈 노인 대다수가 은퇴계획을 세심하게 수립했지만 자신이나 배우자의 질병으로 저축해놓은 것을 다 까먹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새러소타는 나이 든 돌보미들과 그들에게 간병을 받는 사람들의 공간이다. 60세 이상 인구 중 20% 이상이 자신을 돌보미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배우자를 돌보는 사람은 부모를 돌보는 사람만큼 많다.(72쪽)
 
일본의 남편들은 매일 평균 가사노동에 5분, 자녀양육에 30분 미만의 시간을 할애해 가사에 관해 거의 문외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들은 은퇴한 남편이 집에 있으면, 불편해해요. 남자들은 여자들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해요. 주부들이 은퇴한 남자들을 묘사하는 두 가지 재미난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장 난 냉장고나 부서진 안락의자처럼 ‘덩치 큰 폐물’이라는 거예요. 음식을 신선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안락함을 주지도 못하지만 쓰레기통에 버리기에는 너무 크다는 뜻이지요.”(214쪽) 

자식/ 부모
가족 규모가 작아지면서 이런 선택이 가능해졌다. 자녀가 한두 명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지원해줄 수 있다. 또 부모들은 자녀들이 안정적이지 않은 직업을 택하더라도 안전망을 제공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스페인 전체 노동력의 30% 정도이다. 고용주들은 젊은이들을 비정규직으로 뽑는 것을 선호한다. 쉽게 해고할 수 없는, 나이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마리아노 세대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외국으로 떠났을 때는 수입이 적고 일이 힘들더라도 번 돈을 집에 송금하고 부모님께 집을 사드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반대로 어른들이 성인 자녀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할 상황이 되었다. 스페인 가정의 핵가족화, 대학교육의 보편화, 생활수준의 향상이 가정에서 돈이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어놓았다.(146~147쪽)
 
베이징에서 세대 간 불협화음이 늘어나는 한 가지 이유는 젊은이들이 집을 사려면 부모에게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집을 사는 젊은이 중 60%가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부모가 집이 없다면, 이런 도움도 받지 못한다. 한편 집을 가진 부모는 자녀들이 집을 마련하는 데 돈을 보태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때로 자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살던 집을 줄이기도 한다.(430쪽)
 
청년 노동자/ 고령 노동자
2010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로 높았던 록퍼드에서는 일자리를 구하려는 고령 노동자들이 넘쳐났으며, 이들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이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 록퍼드에서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고령 노동자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 초년병에게 돌아갔던 시작 단계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 고용정책연구소의 크리스틴 로페즈 이스틀릭은 고용주 입장에서는 고등교육을 받고, 경험이 많은 고급 노동자들을 뽑을 수 있게 되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기회가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고용 여건이 악화되면, 일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들과 낮은 임금을 받고서라도 일자리를 고수하려는 고령 노동자들 사이에서 적합한 일자리를 구분하기도 어려워진다.(307~308쪽)

노동자/ 회사
2008년 중국 공장은 100명이 넘는 새로운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여성들이었고 새 기계를 사용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공장을 증설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그 엔지니어가 대답했다. “옛날에 봤던 그 스위스 기계 생각나시죠? 중국 회사에서 일하는 젊고 유능한 엔지니어들에게 보여줬어요. 그 친구들이 카피 제품을 만들어줬죠. 1/5 가격에 말입니다. 이제 생산라인 대부분을 이쪽으로 옮겨올 생각이에요.” 말해지지 않은 사실은 이것이다. 한때 회사가 너무나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미국과 독일의 공장에 있는 세계 최고의 숙련공들이 모두 실직했다는 것.(20쪽)
 
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엘리엇은 우드워드에서 일한 마지막 10년 동안 휴가나 병가를 쓴 적이 없었다. 그가 10년만에 처음으로 쉬던 날은 53세이 되던 2000년에 조기퇴직을 하던 날이었다. 엘리엇은 회사가 자신에게 떠날 것을 종용하는 신호를 보낸 방식이 현대적인 인력감축의 과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로 하여금 고용주가 잠재적으로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가를 상상하도록 하면서 결국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전략은 통상 연령차별에 관한 고소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혜택을 제시하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 동시에 보통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법률가의 검토를 거친 이러한 전략은 회유와 강제가 합법적으로 혼합된 것이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외관만 부드러운 연령차별이다.(345~346쪽)
 
제3세계/ 제1세계
“가난한 이민 노동자들이 저임금 서비스 직종으로 몰려들어요. 사장들은 임금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요. 동시에 새러소타는 세상에서 가장 자선사업이 활발한 곳입니다.” 새러소타는 어른들에게 임금을 줄 때는 인색하면서도 가난한 노동자 계층의 아이들에게는 아낌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린이를 돕는 것은 기부자에게 미래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을 준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에게 적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은 기부자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준다.(67~68쪽)
 
에콰도르 정부는 에콰도르 경제가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해주는 돈보다 이들이 해외에서 습득한 인적, 지적 자본에서 더 많은 가치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에는 유럽 고령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느라 에콰도르 경제와 인구 구조를 악화시킬 여유가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후 1년 동안 8,600가구가 역이민을 왔으며,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이제 연령을 담보로 차익거래를 하는 정책에는 경제적 국가주의와 세계화라는 추세가 복잡하게 작용한다.(138쪽)
 
“폴란드에서 부동산을 구매해 집세를 받아 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폴란드에 사람이 없어서 그러기 힘들어요. 배관공, 전기기사, 목수 등 기술자들은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버려서 젊은이들이 남아 있지 않아요. 폴란드에서 사람을 쓰려면 벨로루시나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와야 하죠.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 가면, 또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보이지 않아요. 결국 사람을 쓰려면 카자흐스탄이나 조지아에서 또다시 데려와야 해요.”(22~23쪽)

고령화하는 스페인 사회에서 사람과 돈이 전지구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경제적 변화와 내국인과 이민자의 접촉이 낳은 변화는 어리석고도 기괴한 드라마 같은 사건으로 이어졌다. 2009년 여름, 28세의 에콰도르 출신 이민자로 발렌시아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에블린 두에나스는 거래가 활발한 온라인 경매 사이트 두 곳에 광고를 실으면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광고 내용은 치매에 시달리는 나이 많은 어머니의 간병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처녀성을 15,000유로에 팔겠다는 것이었다.(141쪽)

가족/ 국가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되면서 공산당과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중국을 이끌었던 공산주의 혁명 독트린을 버리고 자식의 의무를 강조하는 유교 사상을 강화하려고 했다. 다시 말해, 과학에 이끌리는 실용주의 정당이 전통적인 대가족제도를 파괴하기 위해 국가 권력을 이용했다가, 다시 연장자와 조상을 숭배하도록 가르치는 과거의 형이상학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이다.(408쪽)
 
한 자녀 가정의 아이가 커서 일을 하면, 그 아이는 조부모 4명에 부모 2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는 정부가 만든 것인데, 지금 정부는 가정이 부양가족을 책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어른 6명이 아이 1명을 돌보는 것은 부담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 1명이 6명을 돌보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410쪽)

중국이 중년과 노인 인구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불편한 모순이 도사리고 있다. (노인들이 무보수로 집안일을 하고 그래서 사회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정에서는 노인들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기관처럼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서 노인들은 소모품처럼 여겨진다.(419~420쪽)


 
전세계 고령화의 현장에서 취재한 생생한 인터뷰들

  물론 갈등을 부각시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그보다 이 책은 다양한 갈등의 맥락을 살핌으로써 그것이 단순히 개인 보험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 가족적 차원에서부터 시민사회와 지역사회, 시장, 국가에 이르기까지 전사회적인 조정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한 문제임을 보여주려 한다. 고령화의 문제는 노인요양정책이나 실버산업의 확대를 넘어 지역사회, 교육제도, 주거환경의 변화에 대한 고민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 신자유주의적 경제 재편, 환경 문제, 고령화 문제 등 오늘날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흐름들이 결국은 한데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독일의 베스트팔렌 지역에서는 매춘여성들을 양로원 돌보미로 육성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의학저널》은 이러한 노력을 알리면서,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독일에서는 실업률이 높은데도 노인 돌보미는 수천 명이나 부족하다고 전하며, 요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매춘여성들을 고용하는 것은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비위가 좋으며, 육체적 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18쪽)

2005년 11월 캘러머주 공립학교 교육감이 미국 역사상 가장 후한 약속을 불시에 발표했는데, 익명의 기부자들이 캘러머주의 모든 학생들이 미시간의 주립 칼리지나 대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캘러머주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닌 학생들은 대학교 등록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약속의 규모나 지속성으로 볼 때 다른 지역에서는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었다. 2010년 이 프로그램은 첫 번째 대학교 졸업생들을 배출했는데, 860명이 넘는 학생들이 등록금 지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321쪽)
 
더 좋은 합의 조건을 바라고 있거나 조상들이 살던 곳을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아 있다. 대다수는 노인들이다. 놀랍게도 자기주장을 가장 완강하게 내세우는 사람들이 바로 노인들이다. 대부분의 집들이 무너져버렸는데도 계속 남아 있는 집은 딩쯔후(釘子戶), 즉 못집이라 불린다. 요양원도 이사를 거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일단 떠나면 연고가 전혀 없는 곳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싸구려 주택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402쪽)


  이렇듯 ‘고령화’를 둘러싼 거시적인 흐름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간파해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이 책은 고령화의 영향을 받는 개인들의 목소리를 섬세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저자는 전세계를 다니며 일본의 노인들을 위한 공간과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 제조업의 몰락과 고령화가 서로를 가속화하는 미국 록퍼드, 고령화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고 있는 미국의 휴양도시, 이민 수출국에서 이민 수입국으로 갑작스럽게 전환된 스페인의 도시와 시골, 정책적으로 고령화를 추진한 중국이 당면한 문제들을 파헤친다. 찾아간 현장도 다양하지만 만난 사람들은 더 다양하다. 일하는 노인과 은퇴한 노인, 노인시설의 돌보미들, 도시와 시골의 가족들, 이민 노동자들, 제3세계 난민, 노인병 전문의, 과학자, 건축가, 글로벌기업의 인사담당자 등등.
  몇 년간 저자가 혼자서 발로 뛰며 취재한 정보의 양은 어느 아마존 독자의 말대로 거의 “서사시적인 방대함”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고통과 기쁨을 겪고 있는지 세밀하게 읽어낸다.
이 책의 목표는 개인의 삶을 역동적으로 변하는 세상과 연관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고령화의 흐름을 잘 활용할 방법을, 머리로만이 아니라 몸으로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난 사람들, 혹은 그 자녀나 부모의 간절한 소망과 혐오, 용기와 두려움, 활력과 절망을 잘 포착했기를 바란다. 우리가 이 책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고령화는 개인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지역적, 세계적인 문제이다. 또 우리 모두가 개인적, 지역적, 세계적 방식으로 적응해야 할 문제이다.(30쪽)


가장 중요한 문제: 노인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노인이란 누구인가, 노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의 문제가 언론의 주요 지면을 매일같이 장식하는 오늘날 제대로 물어진 적이 없는 질문이다. 노인에 대한 공공연한 폭력 행위들이 이전보다 더 자주 목격되고, 더 자주 회자되는 한국에서 이에 대한 고민은 어떤 정책적, 산업적 고민보다 시급하다.
  사실 점점 더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노인들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많은 연구들이 노인에 대한 편견이 노인들을 더 비활동적으로 만든다고 경고한다. 스스로 젊은 시절보다 기억력과 계산력이 떨어졌다고 믿는 노인들은(혹은 주변에서 그런 암시를 받는 노인들은)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모든 문화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이런 편견은 성별에 대한 편견을 압도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노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은 긍정, 무관심, 부정의 복잡한 혼합이다. 노인들을 따뜻하고 상냥한 사람으로 바라보는가 혹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바라보는가는 우리의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애미 커디 연구팀은 미국 내 24개의 서로 다른 사회적 집단(아시아인, 장애인, 홈리스 등)이 노인들을 바라보는 태도를 조사했다. 여러 집단에서 노인들을 따뜻하지만 동시에 무능한 사람으로 여겼다. 두 집단만이 노인들을 별 다를 바 없이 여기고 있었는데, 바로 장애인 집단과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집단이었다. 나이와 관련된 고정관념이 남녀에 관한 고정관념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노인 남성과 여성 모두가 야망과 책임감이 부족하며, 젊은이들에 비해 더욱 여성적이며, 덜 남성적이라고 한다. 아이고!(384~385쪽)

  하지만 노인과 노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고취시키는 것과 별도로, 이 책은 노인의 ‘활동성’을 장려하는 것이 노인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청년들 중심의 문화’를 선도해온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노인인구로 편입되면서 노인과 노년에 대한 또 다른 거부반응인 이러한 ‘이상화’는 중요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라우트에 따르면 광고에 늘 등장하는 이상화된 노인들이 대중문화가 기대하는, 활력 넘치는 새로운 모습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한다. 번지 점프, 파라슈팅, 자원봉사, 그림 그리기, 태극권 등을 하는 노인들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는 사회가 활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패배자로 낙인찍고 이분화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의 생각에 노인들의 활동능력은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활력 넘치는 노인의 모습은 흔히 생각하는 허약하고 활기 없고 가난한 노인의 모습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크라우트는 노년에 부모 세대보다 더욱 활동적이고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에 더욱 저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비붐 세대가 ‘활력 넘치는 노인’에 대한 시각을 아무런 비판 없이 수용하게 될까 우려했다.(74쪽)


결론적으로 이 책은 우리가 노인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려면 부자 노인과 가난한 노인, 건강한 노인과 허약한 노인 등 다양한 노인들의 처지를 좀더 세밀하게 구분해야 하고, 사회가 노인을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과 노인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들이 사회에서 배제되어 주변부로 이탈했으며, 기여할 수 있는 정도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또 노인들은 가능하면 오랫동안 자립할 수 있어야 하며 주택 문제, 재정 문제, 의료 문제에는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모두 복잡한 문제들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자존심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립하려 애쓴 나머지 결국 소외될 위험,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상처를 입게 될 위험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 노인들이 정신적 신체적 능력의 상실, 사회적 지위의 하락, 재정적 빈곤에서 비롯되는 요구가 있음을 우려하기도 한다.(388쪽)

 
지은이 테드 C. 피시먼(Ted C. Fishman)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1992년까지 트레이딩 업체를 직접 경영했다. 기자이자 자유기고가로서, 《뉴욕 타임스》, 《머니》, 《하퍼스》, 《워스》, 《에스콰이어》, 《USA 투데이》, 《시카고》, 《비즈니스 2.0》 등에 특집 기사와 칼럼을 써왔다. 지은 책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China★Inc. 차이나 주식회사』가 있으며, 현재 시카고에서 살고 있다.
홈페이지: http://tedcfishman.com/about/ 

옮긴이 안세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캔자스주립대학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 현대자동차 등을 거쳐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왜 트렌드의 절반은 빗나가는가?』, 『혼돈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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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띠지를 벗긴 표지와 띄지를 씌운 표지 비교샷입니다. :-)
  • 너무너무 달라요 2013.12.16 11:39

    모나코나 일본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그리스 불가리아 오스트리아등 노인비율이 20%~27%를 넘는나라에서는 거동이 불편한노인들이 늘어나고 대신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은 감소되니 고령화가 좋기는 하지만 노인들만 늘어나면 점차 아이들도 줄어들고 천진하고 해맑은 어린이들을 볼려면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 혹은 중남미 후진국에 가야 볼법할듯!

  • 너무너무 달라요 2014.03.06 20:09

    초고령화국가에서 젊은층들을 늘리려면 우선 청년층비율이 높은나라의 후진국사람들을 대량수입해서 일을 시키는거다! 그래야 인구가 늘지! 여자들은 유럽권으로 대량 시집오는 사태가 발생할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