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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의 책

죽음의 스펙터클 : 금융자본주의 시대의 범죄, 자살, 광기

 


죽음의 스펙터클

금융자본주의 시대의 범죄, 자살, 광기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 지음|송섬별 옮김



‘묻지마 살인’의 마음을 묻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실천적 지성이 파헤친

불안정한 세대의 정신병리학



IS 스펙터클부터 강남역 살인사건까지

‘묻지마 범죄’의 광기를 통해 들여다본 우리 사회의 얼굴

이른바 ‘묻지마 범죄’는 최근 5년간 꾸준히 50건 이상 발생하며 많은 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5월 강남역에서 한 남성이 모르는 여성을 살해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논의가 벌어진 데 이어, 불과 며칠 간격으로 부산의 번화가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운 사건, 가로수 지지대를 뽑아 행인들에게 휘둘러 상해를 입힌 사건, 등산로에서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연달아 벌어졌습니다.


예전의 개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공격성과 섬뜩한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서 점점 더 자주 목격됩니다. 2015년 9월 한 십대 청소년은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에 부탄가스로 폭발 테러를 저지르고 촬영해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비슷한 시기 20대 청년 여럿이 인천 부평구에서 길을 가던 커플을 폭행하고 SNS에 글을 올려 사람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한국의 일만이 아닙니다. 개인의 범죄든 집단의 조직적 테러든 이런 공격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5년 1월에는 실종된 한국의 어느 소년이 IS에 합류한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테러의 광풍은 무수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며 유럽을 휩쓸고 아시아까지 도달했으며, IS의 스펙터클은 여전히 전 세계의 청소년들을 매혹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사회비평가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는 수많은 다중살인 사건들에 주목하며 그 끔찍한 광기를 이해해야만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개인의 고통, 사회의 광기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는 자신이 왜 이런 끔찍한 사건들을 들여다보는지 끊임없이 자문하며, 지옥을 견디다 못해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들과 죽음을 택한 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합니다.


비포는 이 책에서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관의 총기 난사범을 비롯해 조승희, 콜럼바인 사건의 범인들, ‘유튜브 살인마’ 페카에릭 우비넨 등 과시적인 다중살인을 저지른 총기 난사범들을 소환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어떤 측면이 이런 괴물들을 키워냈는지 파고듭니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병폐와 부작용은 이미 많은 책이 지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체제의 그림자를 읽어내기 위해 개인들의 고통을 깊이 들여다본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구조의 부작용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결국 스스로와 타인들을 파괴하고 만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범죄에 대한 르포르타주, 영화와 소설을 비롯한 예술작품, 역사, 철학, 정신분석학을 넘나드는 탄탄한 지적 사유와 성찰을 통해 비포는 현대 사회의 불길한 징후들로부터 바로 지금 불안과 탈진을 견뎌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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