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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인문학> 겨울 : 일과를 마치고 (2)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일과를 마치고 (2)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일본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말이 여럿 있다. 어떤 사람은 덧없는 것을 찬미하며 아와레(哀)를 느낀다. 썩어가는 나무를 뒤덮은 반짝이는 녹색 이끼에서, 기름진 땅에서 솟는 버섯이나 독버섯에서, 금빛과 붉은빛 이끼 뗏장에서, 부패에서 느끼는 무상한 아름다움이다. 새가 날아간 뒤에는 뒤에 남아 있는 소리 없는 잔향인 요인(余韻)을 느낄 수 있다. 시인 월러스 스티븐스가 「검정지빠귀를 보는 열세 가지 방법」이라는 시에서 "지저귀는 검정지빠귀 / 혹은 바로 그 뒤." 둘 다를 찬미했는데, 바로 그런 아름다움을 이야기한 것이다. 혹은 유.. 더보기
<새벽의 인문학> 겨울 : 일과를 마치고 (1)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일과를 마치고 (1)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 pixabay 새벽은 동이 트기 전에 이미 시작해 하늘을 통해 뻗어가 별들의 천장까지 미치는 것 같다. 물론 눈에 보이는 별들 말이다. 우주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이 무수히 많다. 다른 행성의 생명체도 그렇고, 우주에서 사라진 물질들도. 계산에 따르면 별, 행성, 은하 등 눈에 보이는 것들은 실제 존재하는 물질의 4퍼센트밖에 안된다. 나머지, '암흑물질' 혹은 더 이상하게는 '암흑 에너지'라 불리는 것들은 어디에 있을까? 마당이나 길 위도 우주의 보이지 않는 무게로 가득 차 있다. 감각의 문턱에서 자아가 세계를 맞닥뜨린다. 그렇지만 대체.. 더보기
반비 <제7회 게릴라 EVENT> : 다이앤 애커먼, 『새벽의 인문학』 반비 : 다이앤 애커먼, 『새벽의 인문학』 3월 두 번째 주의 게릴라 이벤트입니다. 제7회 게릴라 이벤트는 『새벽의 인문학』의 다이앤 애커먼처럼 자신만의 새벽에 대한 의미나 생각, 느낌을 자유롭게 적는 이벤트입니다. 독자 분들의 특별하면서도 자신만의 추억이 담긴 새벽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거 같네요. :) 페이스북에서 하는 이벤트이니 아래 링크로 가셔서 새벽 이야기를 마음껏 해주세요. ▶ 반비 참여하러 가기 (클릭) ◀ [이벤트 기간] 2015.3.12 (목) ~ 3.15 (일)[이벤트 상품] 다이앤 애커먼, 『새벽의 인문학』 (2명) [당첨자 발표] 2015.3.16 월요일 서로 새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도 읽을 수 있는 기회이니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 더보기
<새벽의 인문학> 겨울 : 못된 수탉 한 마리가 농장을 망친다 (2)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못된 수탉 한 마리가 농장을 망친다 (2)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아이들은 자연에서 놀았다. 들에는 실내가 없고, 실내(움막, 동굴)는 비좁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까닭은 자연과 자기 자신이 구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아닌 무언가 다른 것, 다른 사람인 첫하면서 놀았다. 양 가죽 옷을 입고, 절반은 양, 아니 매 하는 울음 소리로 가득한 네발짐승 자체가 되었다. 무생물인 척하는 놀이도 했을 것이다. 산이나 물, 달이나 나무. ⓒ pixabay 내 기억의 뒷방에는 여전히 나무 썰매가 미끄러지며 돌아다닌다. 봉제 코끼리, 혀끝에서 녹는 고드름의 맛, .. 더보기
<새벽의 인문학> 겨울 : 못된 수탉 한 마리가 농장을 망친다 (1)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못된 수탉 한 마리가 농장을 망친다 (1)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 pixabay 이따금 새벽에 수탉들의 세레나데를 듣기도 한다. 다만 오늘은 너무 일찍, 갱도처럼 깜깜할 때 홰를 치기 시작했다. 몸 안의 시계가 고장 난 수탉이 한 마리 있다 하더라도 다른 수탉들과의 합의 체계에 밀려 무딜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농부들 말로는 반대란다. 수탉 한 마리가 농장 마당 전부를 망쳐놓을 수 있다. 다른 배심원을 모두 좌지우지하는 말발 서는 배심원처럼, 인공조명이 있는 농장에서 살아 하루의 리듬이 흐트러져 박자를 놓친 수탉 한 마리 때문에 농장에 있는 수탉 전부가 새로운 스케줄에 따라 첫울음을 울.. 더보기
반비 <제6회 게릴라 EVENT> : 다이앤 애커먼, 『새벽의 인문학』 반비 : 다이앤 애커먼, 『새벽의 인문학』 설날에 서평단에 신간 이벤트까지 맞물려서 2월엔 게릴라 이벤트가 한 번 밖에 없었죠. 이번 3월에는 다시 일주일에 한 번, 게릴라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제6회 게릴라 이벤트는 블로그에서 연재하고 있는 ' 겨울'을 읽고 짧은 한 줄 감상평을 올리는 것으로, 반비의 올해 신간인 『새벽의 인문학』을 상품으로 드립니다. 그러나 블로그가 아닌, 페이스북에 댓글로 올리셔야 참여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 반비 참여하러 가기 (클릭) ◀ [이벤트 기간] 2015.3.4 (수) ~ 3.6 (금) 오후 1시[이벤트 상품] 다이앤 애커먼, 『새벽의 인문학』 (1명) [당첨자 발표] 2015.3.6 금요일 오후 이후 게릴라 이벤트를 하며 처음으로 책을 상품으로 걸어.. 더보기
<새벽의 인문학> 겨울 : 결정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결정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 pixabay 새벽과 함께 꾸덕꾸덕한 추위가 찾아온다. 금속은 차마 만질 수가 없고, 숨이 기관지 깊숙한 곳을 할퀴고, 폐에 성에가 생기지 않게 공기를 데우려고 목둘레에 목도리를 두른다. 사람은 날씨에 따라 옷을 입고 필요하면 날씨를 피할 수 있으니 운이 좋다. 지평선 위 낮게 뜬 겨울 해가 장려한 얼음 무리(대기 중에 떠 있는 얼음 입자들이 빛을 반사 또는 굴절하여 생기는 빛의 고리. 이때 해 양쪽에 빛의 덩어리가 생겨 무지개처럼 보이는 것을 해가 여러 개로 보인다는 뜻에서 무리해라고 하고 둥근 모양이기 때문에 환일(幻日)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sun .. 더보기
<새벽의 인문학> 겨울 : 사방에 물 (2)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사방에 물 (2)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 pixabay 우리 몸이 거의 물로 이루어져 있고 물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우리는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고, 논점에 물 타기를 하고, 물 쓰듯 돈을 쓰고,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하고, 물 만난 고기가 되고, 얕은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나간 일은 물 건너 갔다고 한다. 열 달 동안 물속에 떠 있다가 산 채로 밖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물에 빠져 죽을까 겁을 낸다. 물과 기름처럼 겉돌거나, 감정에 휩쓸리거나, 슬픔에 잠기거나,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흘러가는 강물에 걱정거리를 흘러보내지 않는다.. 더보기
[서동욱의 현대 프랑스 철학 강연] 04. 이성을 문제시하는 프랑스 철학 [서동욱의 현대 프랑스 철학 강연] 연재는 서강대학교 철학과 BK21+ 사업팀과 반비가 함께하는 [2015 서강 철학 아카데미] 서동욱 교수의 강연에서 녹취한 내용을 텍스트로 옮긴 글입니다. 연재 내용은 제1강 를 세분화하여 구성하였으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반비 블로그에 연재됩니다. [서동욱의 현대 프랑스 철학 강연] 04. 이성을 문제시하는 프랑스 철학 '현대'와 '프랑스' 사이의 관계는 단지 현대 시기의 프랑스 철학이 아닌, 바로 싸우는 관계입니다. 현대성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이 현대 프랑스 철학의 핵심입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모든 장점들을 알았을 때 나는 그것들을 이전에 읽었어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좀더 일찍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만약 내가 그 저작들을 읽었더라면 많은 것들을.. 더보기
<새벽의 인문학> 겨울 : 사방에 물 (1) ※ [새벽의 인문학, 겨울]은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의 '겨울'을 옮겨온 연재글 입니다. 겨울: 사방에 물 (1) 지은이│다이앤 애커먼옮긴이│홍한별 날이 새기 전 사파이어빛 시간, 호수 위의 유빙이 물에 비친 나무 그림자를 쪼개놓는다. 다른 곳에서는 폭포수가 쏟아지며 고고한 물의 언어로 거품을 일으킨다. 얼음 목도리가 빙하가 깎아 만든 협곡을 친친 감는다. 겨울이면 공기처럼 가벼운 물방울이 장벽을 넘고 건물을 무너뜨리고 웅장한 도시를 발아래 무릎 꿇린다. 이 파란 겨울 아침, 얼음이 카유가 호수 어귀에 폭포 모양을 이루고 흘러드는 물줄기에는 하얀 상아 장식이 생기지만 호수 전체는 절대 얼어붙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다. ⓒ pixabay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의 독특한 성질이 아니라면 우리는 .. 더보기